업계 5위 '매물 미니스톱' 매력적일까..3위 세븐일레븐·4위 이마트24, 인수 거론

미니스톱 '실적 부진' 원인은 출점경쟁 지양·배달사업 소외 영향
롯데·신세계 '저울질'..점포수 늘겠지만 '가맹 전환' 리스크 존재

김제영 기자 승인 2021.12.02 15:47 | 최종 수정 2021.12.02 19:40 의견 0
미니스톱 매장 [자료=미니스톱]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업계 5위 한국미니스톱이 다시 매물로 나왔다. 지난 2018년 매각이 백지화된 후 3년 만이다.

2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한국미니스톱의 매각을 위한 예비 입찰서류 접수는 현재 마감된 상태다. 매각 대상은 일본 이온그룹의 자회사 일본 미니스톱이 보유한 한국미니스톱 지분 100%다. 예상 매매가는 2000~3000억원 안팎으로 거론되고 있다.

미니스톱은 점포 2600여개를 보유한 업계 5위다. 지난 1990년 서울 목동에서 1호점을 개점했다. 편의점과 패트스푸드 매장이 합쳐진 최초의 콤보스토어로 초기 차별화 전략에 성공했다. 미니스톱의 패스트푸드는 2010년대 무렵 매장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패스트푸드 전략 강화에도 미니스톱은 실적부진을 이겨내지 못했다. 공시에 따르면 한국미니스톱은 지난 2020년 회계분기(2020년3월~2021년2월)에서 영업손실 143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회계분기 기준 영업이익 27억원에서 1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이익은 2019년부터 적자였다.

미니스톱이 편의점업계의 생태를 파악하지 못해 뒤처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편의점은 외형 성장으로 늘어난 고객과의 접점이 매출 성장까지 이어지는 ‘규모의 경제’ 구조다. 경쟁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점포 수를 늘려온 반면 미니스톱은 출점 경쟁을 벌이지 않았다.

미니스톱은 당초 ‘내실’에 집중했다. 패스트푸드로 매장 이익률을 올려 점포당 수익성을 올리는 데 집중했다. 패스트푸드 조리 시설이 필요하기 때문에 매장당 규모도 평균 25평 이상으로 타사대비 비교적 큰 편이다.

최근에는 편의점업계를 휩쓸던 콜라보 열풍이나 퀵커머스 등 배달 사업에서도 소외되면서 경쟁에서 밀려난 것으로 풀이된다.

미니스톱 인수 유력 후보로는 업계 3위 롯데(세븐일레븐)와 4위 신세계(이마트24)가 거론된다. 지난 2018년 편의점 신규 출점 자율 규약 이후 외형 성장 제한이 묶인 상황에서 2600여개의 매장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다만 악화된 실적과 프랜차이즈 가맹점 특성상 모든 점포를 흡수할 수 없다는 리스크가 존재한다.

편의점은 본사와 가맹계약을 통해 운영된다. 가맹계약은 통상 5년이다. 5년 이후 가맹점주가 재계약을 하지 않을 시 해당 편의점의 간판은 경쟁업체 브랜드로 넘어가게 된다. 거액을 들여 인수하더라도 기대했던 점포 수만큼 확보할 가능성이 보장되지 않는 셈이다. 특히 미니스톱의 경우 2019년 기준 순수가맹 비율이 약 64%로 업계에서 2번째로 높은 편이다.

유력 후보로 점쳐지는 롯데와 신세계가 관심을 보일지도 관건이다. 롯데의 경우 지난 2018년 미니스톱 인수전에서 가장 높은 4000억원대 매각금액을 제시했다. 당초 이온그룹이 원했던 3000억원을 넘어선 금액이다. 그런데 편의점 근접 출점 자율규약이 통과된 후 이온그룹이 가격 조정을 요구하자 협상이 결렬되고 말았다.

신세계도 2018년 당시 인수전에 참여했으나 가격 조정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신세계가 제시한 금액은 3000억원대다. 이온그룹의 매각 번복이 신뢰를 떨어뜨린 만큼 이번 인수전에서는 이보다 흥행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게다가 신세계는 올해 이미 이베이코리아와 스타벅스 등 실탄을 많이 쏟아 부은 상태다.

한 편의업계 관계자는 미니스톱 인수와 관련해 “M&A의 경우 인수사의 긍정과 부정 의견 모두가 절차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어느 기업이든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면서도 “편의점은 인수를 떠나서 가맹 계약이 종료되면 어떤 브랜드로든 전환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본사를 인수한다고 해도 모든 점포가 그대로 다 넘어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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