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케뱅, 대출 규제 반사이익 봤다가 ‘불똥’..연말 중저신용 대출 목표 '빨간불'

3분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13%대, 올해 목표치 20%대 사실상 물건너가
가계대출 규제 여파로 고신용 대출 몰려, 중저신용 대출 늘리기 막바지 총력

윤성균 기자 승인 2021.11.29 11:50 의견 0
29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중저신용자(신용 4등급 이하) 대출 비중은 각각 13.4%, 13.7%다. [자료=각사]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약속했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치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두 인터넷전문은행은 올해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을 크게 늘렸지만 고신용자 대출이 더 많이 늘었기 때문이다. 은행권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서 제외됐던게 오히려 화근이 됐다.

29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중저신용자(신용 4등급 이하) 대출 비중은 각각 13.4%, 13.7%다. 두 은행의 올해 목표치는 각각 20.8%, 21.5%였다.

카카오뱅크는 7월부터 9월까지 2개월 간 중저신용 고객에게 6797억원을 공급했지만 비중을 크게 늘리지는 못했다.

케이뱅크도 1월부터 10월까지 4650억원을 대출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넘게 늘었다. 그럼에도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3월말 18.2%, 6월말 15.5%, 9월말 13.7%로 오히려 감소세를 보였다.

이는 인터넷은행들이 금융당국 권고로 중저신용 대출을 더 내주고 있지만 같은 기간 고신용 대출은 더 많이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시중은행들이 금융당국의 권고로 가계대출 증가율을 5~6%대로 틀어 막았지만 카카오뱅크의 상반기 가계대출 증가율은 13.8%로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지난해 대출 영업을 재개했던 케이뱅크의 경우는 상반기에만 무려 70.2% 치솟았다.

이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다른 시중은행들에 비해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웠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중금리대출 확대 목표 달성을 위해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서 인터넷은행을 제외해줬다.

늘어난 가계대출 수요를 흡수한 인터넷은행은 여신 규모를 크게 늘렸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3분기 누적 역대급 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다.

문제는 중금리 대출 비중이다. 전체 가계대출 규모가 늘면서 공급해야 하는 중금리 대출도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상반기까지의 대출 잔액 기준으로 고신용자 대출이 더 이상 늘지 않는다고 가정했을 때 카카오뱅크는 약 1조6000억원, 케이뱅크는 약 2500억원을 공급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고신용자 고객이 한도도 많이 나오고 승인도 잘 나기 때문에 분모(전체 가계대출)에 들어가는 비중이 컸다”며 “사실상 올해부터 적극적인 대출 영업을 시작하다보니 중저신용 대출 비중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래도 좀 낮아졌다”고 말했다.

특히 신용대출은 기본적으로 고신용자에게 더 많이 나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고신용자 대출은 가둔채 중저신용자 대출만 선별해 높이기는 한계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도 “워낙 고신용 대출 비중이 높았었기 때문에 미미하다고는 하지만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많이 늘어난 것은 맞다”며 “이제 실수요자 중심의 대출 공급이 차질 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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