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마비라더니" 산재 은폐 의혹..포스코 직원 설연휴 근무 중 사망

장원주 기자 승인 2019.02.08 14:12 의견 0


[한국정경신문=장원주 기자]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설 연휴에 근무하던 직원이 숨져 경찰이 산업재해 가능성을 놓고 수사에 나섰다.

포스코 측은 사망 당시 심장마비라고 밝혔지만 부검 결과 장기파열로 드러나 회사의 고의적인 산재 은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8일 포항남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5시 40분쯤 포항제철소 내 35미터 높이의 부두 하역기에서 근무하던 김모(56)씨가 갑자기 쓰러진 것을 동료가 발견했다. 이후 김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사고 직후 포스코는 사내 재해 속보를 통해 "노동부 조사를 통해 산업재해 흔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사고 경위서에서도 특별한 외상 없이 쓰러진 점을 들어 심장마비를 사망 원인으로 지목했다.

하지만 경찰 조사결과 김씨의 사인은 ‘장기파열로 인한 과다출혈’로 드러났다. 경찰은 "추후 동료 등 참고인을 대상으로 사측이 안전의무를 다했는지 등 과실여부를 수사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고용노동부 포항지청 역시 김씨가 산업재해를 당했을 가능성을 놓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자세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결과는 약 2주 후에 나올 예정이다.

유족들은 "포스코의 산재 은폐 시도에 노동부와 경찰이 동원된 것 아니냐"며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포스코 측은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의 말을 전하며 한 점 의혹 없이 원인을 규명할 수 있도록 관계 기관 조사에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포스코는 '산재 공화국' '죽음의 작업장'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지난해 11월 한달 새에만 포스코 작업장에서 5명이 각종 사고로 사망했다.

노동부 산재보험 통계 및 중대재해 보고자료에 따르면 포스코건설 현장에서 2005년부터 2014년까지 10년 동안 모두 59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포스코는 빈번한 산재사고와 은폐행위로 인해 노동안전보건단체가 선정하는 최악의 살인기업에 10년 넘게 이름을 올리고 있다"며 "대기업이라는 이유로 연속사고 상황이 외부에 알려지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7월 취임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취임일성으로 안전을 강조하는 등 산재 추방을 역점적으로 추진한 것에 비해 초라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10월 취임 이후 첫 안전다짐대회를 열기도 했다. 최 회장은 안전관리 해법으로 ‘3실(실질·실행·실리)’을 강조했다. 실질은 형식적 활동이 아니라 재해를 실제로 예방할 수 있는 필수적 활동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실행은 일상 업무가 곧 현장 안전 활동이 되도록 체질화한다는 뜻, 실리는 핵심적·근본적 원인을 도출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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