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강남아파트 가능?..SH사장 내정자 김헌동 향한 불안한 시선

송정은 기자 승인 2021.11.02 15:25 의견 1
다음 주 서울시의회 인사청문회 이후 SH공사 사장직에 임명될 것이 유력시 되는 김헌동 전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송정은 기자] "강남에서도 분양가 3억원 30평형 아파트를 지을 수 있다."

서울주택도시공사(이하 SH공사) 김헌동 사장 내정자는 지난 달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강남권 일대에 토지임대부 아파트 공급을 통해 3억원대 30평형대 아파트 가격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김 내정자가 SH공사 사장직에 오르면 '토지임대부주택' 방식을 통한 '반값 아파트' 현실화를 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토지임대부주택은 토지는 국가나 서울시등 공공이 소유하고 건물만 분양을 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서울시는 강남구 서울의료원 북측 부지에 토지임대부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이에 대한 강남구청 등 지자체와 지역 주민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이때문에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서울시의회 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김 내정자에 대해 불안한 시선을 감추지 않고 있다.

세종대학교 김대종 경영학과 교수는 "서울의 어떤 지역이든 서민들이 살 수 있는 임대아파트가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토지임대부주택방식은 강남권과 같은 지대가 비싼 곳에도 비교적 저렴하게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대안이 될 수는 있다"며 " 다만 어느정도 제한을 둬서 실현 가능성을 끌어올릴 필요는 있다. 예를 들면 토지임대부주택 방식은 전체의 10~20% 정도로 제한하고 나머지는 민간 건설업자에 의한 분양 등 시장원리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김 내정자가 주장하는 정책들이 과도한 규제로 이어져 민간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정부의 과도한 개입은 민간시장을 위축시키는 구축효과를 초래할 뿐이다"며 "주택은 공급탄력성이 매우 낮은 특이한 재화다. 현 정부는 이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예측불가능하고 일관성 없는 정책을 추진하다보니 지금과 같은 부동산 폭등 시대를 만들었다. 김 내정자가 강력하게 추진할 정책들도 이와 같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본다.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규제보다는 민간 건설업자들이 활발하게 분양할 수 있게 공급을 늘리는 등 시장경제에 맡기는 방안이 가장 적합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 내정자는 경실련 소속이었던 지난 2000년대 중반 현 서울시장인 오세훈 당시 시장 재임 당시 추진했던 이른바 '분양3종세트'도 SH공사 사장 부임 이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내정자가 주장하는 분양3종세트는 ▲분양원가공개 ▲분양가상한제 ▲후분양제 등이다.

건설·도시정비 업계에서는 이 분양3종세트 정책이 '공급 확대'를 기반으로 둔 정책이기에 기대감을 내비치면서도 김 내정자가 경실련 소속 당시 보여준 분양 관련 정책에 대한 '규제' 성향을 우려하고 있다.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심교언 교수는 "현재 집값 문제는 민간 건설업체들이 과도한 폭리를 취하는데서 비롯된 문제는 아니다"며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규제 완화를 통한 속도감 있는 주택 공급이다. 그가 주장하는 분양3종세트 정책에는 시장역행적 성격이 다분하다. 시장경제에 대한 이해도를 보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김 내정자가 SH공사 사장직에 오르기까지는 현재 인사청문회만이 남은 상황이다. 시의회는 본래 오는 5일 청문회를 열 방침이었지만 준비기간 등을 감안해 일정을 다음 주로 연기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인사청문회는 법적인 구속력이 없는 만큼 심각한 결격 사유가 없다면 예상과는 달리 큰 마찰없이 김 내정자가 SH공사 사장자리에 임명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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