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헝다그룹, 하루 남기고 달러화 채권 이자 상환..고비 한 차례 넘겨

권준호 기자 승인 2021.10.22 13:52 의견 0
중국 상하이의 헝다센터 빌딩 전경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권준호 기자] 막대한 부채로 도산 위기에 몰렸던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이 오는 23일 지급 유예기간 종료를 앞두고 달러화 채권 이자를 상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는 다시 한 차례 넘기게 됐다.

중국 관영 증권시보는 22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헝다그룹이 달러화 채권 이자 8350만달러(약 985억원)를 전날 수탁기관인 시티은행에 송금했으며 채권 보유인들이 이 돈을 23일 전에 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헝다그룹은 지난달 23일 달러화 채권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다. 하지만 채권 계약서에 30일 유예기간 조항이 있어 아직까지 공식 디폴트(채무불이행)로 간주되지는 않았다.

시장에서는 헝다그룹이 자회사인 헝다물업 지분을 매각해 3조원대 현금을 확보하고 급박한 유동성 위기를 넘기려던 계획이 틀어지면서 달러화 채권 이자를 제대로 갚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져왔다.

만약 이 상황이 실제로 일어나면 특정 달러화 채권 디폴트 선언이 전체 달러화 채권의 연쇄 디폴트 사태로 이어질 수 있어서 시장은 긴장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기한을 하루 남기고 이자를 상환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며 시장에 안도감을 주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로이터 통신은 "비록 헝다가 상환해야 할 다른 빚이 있지만 이자 지급 소식은 투자자들과 규제 당국에 일부 안도감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이자를 지급하더라도 갚아야 할 빚이 계속 이어지는 상황이어서 헝다그룹의 유동성 위기는 근본적으로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일단 고비는 넘겼지만 지난달 29일과 이달 11일 각각 헝다가 내지 못한 달러화 채권 이자 지급일이 당장 다음주부터 연이어 찾아온다. 헝다는 올해 추가로 4건의 달러화 채권 이자를 막아야 한다. 내년까지 상환해야 할 달러화·위안화 채권 규모는 74억달러(약 8조700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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