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경영권 방어 '시계 제로'..내달 1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로 쏠리는 시선

장원주 기자 승인 2019.01.30 16:21 의견 0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한국정경신문=장원주 기자] 국민연금의 대한항공 경영참여 방식의 주주권에 걸림돌로 지적돼온 '10%룰'의 단기매매차익 반환 규정이 해소될 전망이다.

이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의 경영권 박탈을 포함한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의 수탁자책임 원칙)가 가능하다는 해석이다.

이에 따라 오는 3월 대한항공과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 일가의 경영권 유지 여부를 놓고 표대결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발표된 지난해 대한항공의 영업이익 실적결과 20% 이상 적자전환하며 갑질 논란에 이은 '오너 리스크'로 조 회장 일가의 경영권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높아져 조 회장은 '사면초가' 상태에 놓였다.

30일 금융위원회는 자본시장법상 '10%룰'을 현행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는 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 회신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특정 주주가 지분 10% 이상을 경영 참여 목적으로 보유할 경우 지분 변동 내역을 5거래일 이내 신고해야 하고 6개월 이내 단기매매차익을 법으로 정한 산식에 맞춰 해당 기업에 반환해야 한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 지분 11.7%를 보유하고 있어 투자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바꾸면 거액의 차익을 돌려줘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에서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반대한 이들이 많았던 것도 이에 대한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기금위는 적극적 주주권 행사와 관련 현행 제도의 구체적 내용을 지난 25일 금융위에 질의했다. 금융위는 국민연금이 주주제안을 위해 경영참여를 선언하더라도 6개월 이내에 해당종목을 팔지 않으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서울 청년 일자리센터에서 열린 코넥스 토크 콘서트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연금 10%룰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 최대한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 업무 수행에 차질이 없도록 최대한 빨리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열린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위 2차 회의 결과도 조 회장에게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수탁자책임위는 주주권 행사 분과위원회를 열어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의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대한 조 회장의 이사선임 반대 주주권 행사에 대해 논의를 벌였다. 회의 결과 국민연금의 경영권 참여는 반대하되 조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 이사 재선임에 대한 반대 의견은 주류를 이뤘다. 조 회장이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 경영일선에서 손을 떼라는 의미다.

이런 가운데 대한항공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30% 가까이 적자전환하며 조 회장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29일 지난해 영업이익 6924억원으로 전년(9562억원)과 비교해 27.6%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매출액이 12조6512억원으로 전년대비 7% 증가하며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대한항공은 고유가로 인해 항공사의 영업비용 30%를 차지하는 유류비 상승을 원인으로 꼽았다. 하지만 이것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오너 리스크'가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조 회장 일가는 갑질 논란으로 지난해 수십 차례 포토라인에 섰고, 관련 법정 출석이 줄줄이 예고돼 있다. 이럴 때마다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 주가는 출렁일 수밖에 없다.

한진칼의 2대 주주인 국내 토종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의 압박도 무시할 수 없다. KGCI는 최근 한진과 한진칼의 주주명부 열람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내며 소액주주 의결권 확보를 위한 첫발을 뗐다. 해당 주주명부에는 주주의 이름과 주소, 보유주식의 종류와 수가 담겨 있다. KGCI이 앞세운 주주 최우선주의가 여론의 등을 업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소액주주들의 가세 움직임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제 공은 국민연금 기금운용위로 넘어간 형국이다. 기금운용위는 내달 1일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행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조 회장 일가의 경영권 방어 여부는 '시계 제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