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조정·공매도 증가에..투자자 "증시판 뜬다"

9월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 올해 들어 최저
공매도 규모는 점차 증가
"주식시장 우려 요인 증가"

권준호 기자 승인 2021.10.05 11:31 의견 1
[자료=픽사베이]

[한국정경신문=권준호 기자] 9월 코스피 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이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치로 떨어졌다. 금리 인상·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예고·중국 헝다 그룹 파산설 등 불확실성이 확산되며 주가 조정, 공매도 증가로 이어지자 이에 피로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증시를 떠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월 코스피 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14조614억원으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거래대금이 가장 높았던 지난 1월(26조4778억원)과 비교하면 46.8% 줄어든 수치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2월 19조954억원, 3월 15조1908억원, 4월 15조7368억원, 5월 15조7149억원, 6월 16조7439억원, 7월 14조4306억원, 8월 15조5218억원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반면 코스피 시장 공매도 거래 규모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공매도가 재개된 5월을 기준으로 보면 그달 외국인, 기관, 개인투자자들의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5784억원이었다. 이후 6월과 7월에는 3000억원대로 줄어든 모습을 보였지만 8월에 다시 4141억원을 기록하며 늘어난 모습을 보였다. 그러더니 9월에는 더 늘어나 4558억원을 기록했다.

눈에 띄는 점은 외국인과 기관의 공매도 규모다. 외국인은 5월 코스피 시장에서 일평균 4950억원 규모의 공매도 거래를 했지만 다음달 2872억원으로 그 규모를 크게 줄였다. 하지만 7월(2646억원) 이후 규모를 크게 늘려 8월 3270억원, 9월 3439억원을 기록했다.

기관도 어느 정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5월 코스피 시장에서 747억원 규모의 공매도 거래를 한 기관은 6월 1000억원대로 그 규모를 올리더니 7월과 8월에는 각각 897억원, 780억원으로 한 단계 낮춰 거래했다. 하지만 9월 다시 1000억원대를 돌파한 1042억원을 기록해 역대급 규모를 기록했다.

주가는 같은 기간 조정을 받았다. 6월 평균 3257.52를 기록했던 코스피지수는 7월 3256.32, 8월 3182.50, 9월 3141.70으로 계속 하락했다. 이후 10월 1일에는 3019.18으로 장을 마무리해 3000선이 위협받는 모습을 보이더니 5일 장 시작 직후에는 3월24일 이후 6개월 만에 3000선이 붕괴되는 모습도 보였다.

전문가들은 현재 우려요인들이 많아져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대석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로 금리 상승이 예상보다 빠르게 지속되고 있는데 금리 변동성 확대는 주식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요인 중 하나”라며 “최근 환율이 상승하고 있는 점도 외국인 순매도세를 늘리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외에도 미국 부채한도 협상 이슈, 중국 경기둔화 리스크 등 우려요인이 늘고 있다”며 “실적 시즌이 시작되는 10월 중순까지 반등 모멘텀(성장동력)이 발생하지 못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모멘텀 약화가 주식시장에 불확실성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도 있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 상향 폭이 내년으로 갈수록 줄고 있다”며 “코스피의 올해 대비 내년 영업이익 증가 폭은 올해 초 32조원으로 예상됐다가 최근 24조원대로 내려와 내년에 대한 기대가 약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멘텀 약화가 현재 주식시장 불확실성의 근간”이라며 “실적 시즌 모멘텀이 있는 주식으로 짧게 대응하고 이후에는 인플레이션 환경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러한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거래대금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1월 거래대금은 평소 주식시장 환경과 비교했을 때 아주 많이 튀어올랐던 것“이라며 “짧은 시간 큰 폭으로 줄어들지는 않겠지만 점차 제자리를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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