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공사 사장 재도전 김헌동 "분양원가 공개"..건설업계 "아파트값 요동 우려"

송정은 기자 승인 2021.10.01 12:59 | 최종 수정 2021.10.01 13:01 의견 0
SH공사 차기 사장 공모에 두 번째로 응모한 김헌동 전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송정은 기자] SH공사 차기 사장으로 유력시되고 있는 김헌동 전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에 대해 건설업계는 불안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 김 전 본부장이 전면에 내세우는 '후분양', '분양원가공개' 방침에 대한 우려때문이다. 또 섣부른 제도시행으로 부동산 가격을 오히려 자극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달 3일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김헌동 전 본부장은 평생을 시민운동에 종사하면서 아파트값 거품빼기 운동에 전념했다"며 "집 값이 치솟는 가운데 김 전 본부장 같은 분과 함께 서울 아파트 가격을 잡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정책적 판단을 했다. 그래서 응모를 제안했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주택도시공사(이하 SH공사) 사장 공모는 지난 8월 다주택 및 '시대적 특혜' 발언 논란으로 자진사퇴한 김현아 전 의원에 이어 지난 달 김 전 본부장이 포함된 3인의 후보로 재공모가 실시됐다.

하지만 김 전 본부장은 SH공사의 임원추천위원회로부터 부적격 평가를 받으며 서류 탈락했다.

이후 최종후보인 정유승 전 SH공사 도시재생본부장과 한창섭 전 국토교통부 공공주택추진단장도 부적격 판정을 받으면서 SH공사의 수장 자리는 장기간 공석 상태다.

한편 건설업계와 부동산업계는 김 전 본부장이 주장하는 '후분양제'나 '분양원가공급'이 가져올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인 시각에서 후분양제나 분양원가 공개가 치솟는 집값 상승을 막는 좋은 제도적 장치라는 것에는 동의한다"며 "하지만 현재 부동산 시장 상태에서 선분양제냐 후분양제냐는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완공까지 30개월 이상 걸리는 아파트에서 후분양가와 분양가 공개를 한다면 자금조달이 용이한 대형건설사외에는 사실상 분양이 어려울 것이 분명하다. 그러면 부동산 가격은 또 다시 요동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1년 이내 완공될 수 있는 저층 아파트라면 후분양제의 이점이 잘 드러나겠지만 대부분 고층아파트로 지어지는 국내 건설 시장 상황상 이점보다는 단점이 더 드러나게 될 것"이라며 "3기 신도시 계획 등을 속히 시행하면서 내집 마련을 원하는 무주택자 등에게 주택 공급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는 어떤 규제를 통해서도 부동산 가격을 잡는다는 것이 당분간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오 시장이 공언했던 '스피드 주택공급' 등 공급과 관련한 정책에 대한 올바른 방향을 잡는 것이 적합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한편 김 전 본부장이 두 번째로 도전한 SH공사 사장 임명 절차는 이르면 이달 말쯤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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