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삼수' 카카오페이, 청약 시 체크포인트 '네 가지'

유통주식 수, 향후 규제 가능성, 공모가 밴드 등 눈여겨 봐야
시장 점유율 성장세 줄어드는 부분도

권준호 기자 승인 2021.09.27 11:50 | 최종 수정 2021.09.27 11:52 의견 0

[한국정경신문=권준호 기자] 카카오페이가 다시 한 번 상장 일정을 미뤘다. 이번이 벌써 두 번째 조정으로 과연 세 번째 도전 만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상장에 앞서 개인투자자들이 체크해야할 포인트가 몇 가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7일 카카오페이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상장 일정을 기존 10월 14일에서 11월 3일로 연기했다. 이는 잇따른 정부와 금융당국의 규제 예고에 위법 소지를 가진 일부 서비스가 중단된 데 따른 것이다.

상장이 계속 밀리다보니 해당 기업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상장 시 유통주식 수 ▲향후 정부와 금융당국의 규제 가능성 ▲공모가 밴드 그대로 유지 ▲줄어드는 시장 점유율 성장세 등 네 가지를 개인투자자들이 청약 전 체크해야 할 포인트로 뽑는다.

가장 먼저 체크해야 하는 부분은 상장 시 유통가능주식 수와 그 구성이다. 현재 카카오페이 상장 시 유통가능 물량은 전체 1억3036만주 가운데 38.91%에 해당하는 5072만주다.

그런데 눈에 띄는 점은 유통가능 물량 5072만주 가운데 73.1%에 해당하는 3712만주를 기존주주 알리페이싱가포르홀딩스(Alipay Singapore Holding Pte. Ltd.)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들이 참여하는 유통가능 공모주식 수(1360만주, 26.8%)와 비교하면 상당히 차이가 난다.

알리페이싱가포르홀딩스는 카카오페이의 2대주주로 카카오페이에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하며 총 3452억원을 투자했다. 사업적 목적을 주로 하는 전략적 투자자인 만큼 금전적 투자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재무적 투자자(FI)와는 구분되지만 일각에서는 보유 주식 중 상당 부분에 보호예수가 걸려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다.

다만 업계는 알리페이싱가포르홀딩스가 카카오페이 주식을 매도할 가능성은 적다는 예측이다. 카카오페이 측도 해당 회사와의 관계가 돈독하다고 밝힌 바 있다. 아예 기업공개(IPO)과정에서 보호예수 설정을 요청하지조차 않았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하지만 주식시장에 영원한 친구와 영원한 적은 없는 만큼 이 부분을 눈 여겨 볼 필요는 있다는 게 일부 업계의 설명이다.

두 번째는 향후 정부·금융당국의 규제 가능성이 남아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번 국정감사를 앞두고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그 동안 카카오가 벌여온 플랫폼 독점과 관련해 여러 이야기가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페이가 상장 일정을 국정감사 뒤로 미룬 것도 이때 나올 수 있는 불확실성을 모두 해소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공모가 밴드를 그대로 유지한 부분도 눈여겨 봐야한다. 카카오페이는 이번에 증권신고서를 정정하며 일부 보험상품 정보 게시를 잠정 중단했다. 이에 따라 향후 실적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공모가 밴드는 기존 6만~9만원을 그대로 유지했다.

일각에서는 실적 변화가 불가피한만큼 공모가를 낮춰서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업계는 해당 서비스가 카카오페이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적기 때문에 그렇게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마지막으로 카카오페이의 시장점유율 성장세가 줄어드는 부분도 눈여겨 봐야 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의 지난 2018년 거래금액 기준 국내 결제서비스 시장점유율은 전체의 12.1%였다. 이후 2019년에는 16.1%로 늘었고 2020년에는 16.6%로 증가했다.

점유율은 늘었지만 점유율 증가세는 감소했다. 2019년 카카오페이 시장점유율은 전년 대비 33% 늘어난 모습을 보인 반면 2020년에는 전년 대비 3.1%만이 증가하며 2년 새 증가세는 10분의 1로 줄어들었다. 결제사업이 카카오페이의 주 사업모델(전체 매출액의 71.9% 수준)로 뽑히는 만큼 이는 긍정적인 상황은 아니다.

이에 대해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몇 가지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포인트가 있더라도 기업에 매력을 느끼는 개인과 기관들은 청약에 참여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결과는 결국 열어봐야 안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페이는 오는 10월 20일과 21일 기관 수요예측을 통해 22일 공모가액을 확정하고 25일과 26일 투자자들의 청약을 통해 11월 3일 유가증권에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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