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흥행 언제까지.."유동성 감소는 주의해야"

올해 코스피 시장 상장 기업 증거금 408조원
지난해(114조969억원) 대비 257.8% 증가하며 흥행
하반기 갈수록 거래대금, 예탁금 등 유동성 감소

권준호 기자 승인 2021.09.23 12:36 의견 0
[자료=Photo AC]

[한국정경신문=권준호 기자] 올해 주식시장에 대거 늘어난 유동성 공급에 힘입어 수많은 기업들이 기업공개(IPO)를 진행했다. 추석 이후에도 카카오페이, 현대엔지니어링, LG에너지솔루션 등 여러 ‘대어’들의 IPO가 예정돼 있는 가운데 흥행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23일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KIND)에 따르면 올해 기준 지금까지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기업(재상장, 스팩제외)은 솔루엠, 피비파마, SK바이오사이언스, SK아이이테크놀로지, 에스디바이오센서,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한컴라이프케어, 롯데렌탈, 아주스틸, 디앤디플랫폼리츠, 일진하이솔루스, SK리츠, 현대중공업 등 총 15개다. 일반 청약에서 모인 증거금은 408조2876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다. 작년에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의한 특수성으로 상반기 기업들이 IPO를 꺼려했다.

그나마 하반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며 SK바이오팜, 빅히트, 교촌에프앤비, 명신산업 등 대어들이 다수 상장했고 일반 청약에서 114조969억원을 모았다. 아직 3분기도 다 가지 않았는데 지난해보다 257.8% 증가한 증거금이 모였다.

증권업계는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와 내년 여러 대어들의 상장계획이 이어져 있는 만큼 IPO 시장이 앞으로도 호황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카카오페이, LG에너지솔루션 등에 이어 내년 마켓컬리, 오아시스, 쓱닷컴, 11번가 등 여러 기업의 IPO가 예고돼 있기 때문에 분위기가 크게 바뀌지 않는다면 호황은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바로 ‘유동성 감소’다. 결국 기업이 상장을 하는 목적은 투자자들에게 기업을 평가 받고 투자금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유동성 감소는 IPO 시장에 악재로 여겨진다. 실제로 올해 초 급격하게 늘어난 유동성은 하반기로 갈수록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분기 주식시장 거래대금은 하루 평균 20조2546억원이었다. 하지만 2분기에는 16조652억원으로 20.6% 감소했고 지난 16일(23일) 기준 3분기에는 14조6916억원까지 내려왔다. 1분기 대비 27.4% 떨어진 수치다. 70조원을 넘어서던 투자자예탁금도 어느새 68조원대로 감소했다.

이는 최근 계속 대두되는 미국 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와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국내 기준금리 인상, 중국 헝다그룹 파산설 등으로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국내 증시 횡보로 투자자들의 피로감이 쌓인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유동성이 감소하며 일반 청약이 기대감에 못 미친 기업들도 하나 둘 나오고 있다. 일반 청약 전 대어로 평가받은 크래프톤은 일반 공모 청약에서 5조원 대 증거금을 모았고 주가도 아직 공모가(49만8000원)를 넘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 17일 기준 크래프톤 주가는 49만3500원이었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이와 비슷했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사실 유동성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은 주식시장보다 IPO 시장”이라며 “만약 유동성이 급격하게 줄어든다면 이는 향후 IPO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유동성이 상반기처럼 계속 이어진다면 호황도 이어가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장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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