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지원금] 인당 25만원 풀리자 “집 앞서 돈 좀 쓸까”..슬세권 ‘편의점’ 매출 급증

양주·와인·전자제품 소비에 ‘객단가’ 훌쩍
소상공인 살리는데 유통 대기업 배채우나

김성아 기자 승인 2021.09.15 15:37 의견 0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 고객이 신선식품 등 장을 보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국민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매장이다. [자료=세븐일레븐]

[한국정경신문=김성아 기자] ‘1인당 25만원’ 국민지원금이 국민 88%에 풀리기 시작한지 일주일 반이 지났다. 곳곳에서는 국민지원금으로 인한 매출 상승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특히 편의점 업계는 점포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주택가 등을 중심으로 매출이 조금씩 오르고 있다.

15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국민지원금 사용이 시작된 7일부터 주요 편의점에서는 보통 편의점에서 매출을 크게 기대할 수 없던 상품군의 매출이 뛰었다. 세븐일레븐은 정육·과일 등 장보기 매출이 늘었다고 전했다. 정육은 176.2% 과일은 94.4%로 대폭 는 셈이다. 양주나 와인 매출도 30%가량 늘었다.

특히 정육·과일·양주 등은 며칠 남지 않은 추석 선물세트 매출도 포함된 실적이다. 편의점업계는 국민지원금 사용 시기와 추석 대목이 맞물리면서 선물세트 수량과 상품군을 늘려 대목 수요를 겨냥하고 있다.

CU에서는 고급 아이스크림과 건강기능식품 매출이 뛰었다. 편의점 한켠을 차지하고 있는 하겐다즈·나뚜루 등 고급아이스크림은 지난해 재난지원금 사용 기간에도 큰 매출을 올린 바 있다. 이번에는 홍삼·유산균 등 건강기능식품 매출도 20% 이상 올랐다.

갤럭시워치4를 판매하던 GS25와 이마트24는 국민지원금으로 갤럭시워치를 구매하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판매가 중단됐다. 공식대리점 등에서는 국민지원금을 사용할 수 없지만 편의점은 가능했기 때문이다.

편의점업계는 국민지원금 사용이 시작된 지 보름도 채 안돼 대표 사용처로 부상하고 있다. 대형마트 등은 지원금 사용이 막혀있고 전통시장 등은 접근성은 물론이거니와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민들의 발걸음은 가깝고 안전한 편의점으로 몰린 것이다.

국민지원금 사용을 시작한 24세 박 씨는 “외식은 거리두기 때문에 거의 하지 않고 있어서 사용할 곳이 (저에게는) 편의점 뿐이다”라며 “집 근처 편의점이 꽤 큰 편이라 장도 보고 편의점 이곳저곳을 둘러보면서 화장품 등 생필품도 구매했다”고 전했다.

이렇게 국민지원금 수요가 편의점으로 몰리면서 점포당 객단가가 증가했고 전체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국민지원금의 취지와 맞지 않다고 말을 하기도 한다. 국민지원금은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자들의 소비심리 위축을 완화시키면서 소상공인들의 매출 증대를 위해 기획됐다. 이에 이번에는 지난해 가능했던 SSM(기업형 슈퍼마켓)도 빠지는 등 사용처가 줄기도 했다.

하지만 강도 높은 거리두기가 이어지고 있고 추석 전 지급으로 인해 수요가 추석 장보기 대목으로 몰리면서 외식업계 등은 혜택을 보지 못한다는 후문이다. 특히 편의점 업계가 상품군 확대를 통해 장보기와 선물세트 수요를 잡으면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유통 대기업들의 배만 불린다는 지적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이번 국민지원금으로 점포 매출이 소폭 오른 것은 맞지만 이를 통해 본사가 배를 불린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가맹점이 과반수 이상인 편의점 업계 특성상 본사는 가맹점주들의 매출 증대를 위해 프로모션이나 상품군 확대 등을 지원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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