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시장 장악 나선' 카카오손보와 '빅테크 줄타기 시동' 보험업계

카카오페이, 손보사·GA 인력 및 장기인보험 부서 강화
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 등 카카오 채널 활용 판매

이정화 기자 승인 2021.09.06 10:55 의견 0
카카오페이가 카카오손해보험(가칭)과 자회사 GA(법인대리점)의 인력 채용에 나섰다. [자료=카카오페이]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막강한 데이터 경쟁력을 앞세운 카카오페이가 국내 보험 시장 장악에 시동을 건 가운데 수익성 악화에 허덕이는 보험사들이 카카오와 손잡고 상품 판매를 개시하며 '적과의 동침'과 '빅테크 효과' 사이 아슬아슬 줄타기 전략을 펴고 있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업 본허가 신청을 앞둔 카카오페이는 최근 카카오손해보험(가칭)과 자회사 GA(법인대리점)의 보험 업무를 맡을 직원 채용에 나섰다. 국내 1호 빅테크 보험사인 카카오손보의 공식 출범을 앞둔 시점에서 전문 인력 확보로 시장 영향력 강화에 나선 것이다.

앞서 카카오손보는 지난 6월 금융당국으로부터 예비허가를 받고 올해 말과 내년 초 사이 정식 출범을 예고했다.

이번 채용에서는 손해보험시장 동향 분석과 신상품 개발 담당뿐 아니라 향후 장기보험 상품 개발을 전담할 인력도 뽑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니보험(소액단기보험)과 자동차보험만으로는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 납입 기간이 길고 보험료 수준이 높은 장기인보험으로 상품 라인업을 넓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자회사 GA인 'KP보험서비스'는 카카오페이가 2년 전 인수한 판매전문자회사로 카카오페이 앱 내 자산관리 메뉴에서 보험 컨설팅과 판매 중개를 맡고 있다. 향후 카카오손보와 연계한 서비스로 보험업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업계는 강력한 데이터 경쟁력을 품은 빅테크 특성상 카카오손보가 보험시장 진출 시 미칠 영향력이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가입자 수 4500만명의 '카카오톡'과 3600만명의 '카카오페이'를 활용해 소비자 데이터를 비교적 쉽게 모을 수 있고 대형 플랫폼을 다뤄본 노하우로 보험과 접목한 빅데이터 응용 기술이 전통 금융사보다 높은 수준을 보여줄 것이란 평이다.

카카오의 이같은 데이터 위력은 전통 보험사의 특별 생존법으로 떠올랐다.

시장 포화로 수익성이 나빠지고 신규 고객을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빅테크 채널을 활용한 판매 전략이 필요해졌단 입장이다. 이에 빅테크 종속 우려까지 낳고 있는 경쟁자와 손 잡고 고객 접점을 늘려가는 상황이다.

우선 에이스손보는 지난달 '카카오톡 선물하기' 채널을 통해 미니보험 3종을 선보였다. 앞서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도 같은 채널에 운전자보험과 운동 보험 등을 출시했다.

또 DB손해보험은 같은 달 카카오페이로만 가입할 수 있는 전용 암보험을 내놨다. NH농협손해보험도 카카오페이 전용 상품인 '2040NH3대진단비보험'을 판매 중이다. KB손해보험은 자사 실손보험과 치아보험을 카카오페이 플랫폼을 통해 팔고 있다.

이에 대해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로 비대면 추세가 이어지다보니 신계약 모집을 늘리기 위해서라도 빅테크를 통한 판매채널 확보가 마케팅 측면에서 필요한 상황"이라며 "빅테크 종속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현재 당국에서도 빅테크와 전통 금융업의 상생 방안을 모색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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