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궤도 오른 K-배터리 3사..실적 업고 공격적 투자 나선다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2분기 실적 호조
미국 진출·배터리 소재·해외 공장 증설 등 공격적 투자 행보

오수진 기자 승인 2021.08.03 13:49 의견 0
[자료=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

[한국정경신문=오수진 기자] K-배터리 수익성이 안정적인 궤도에 올라타면서 이젠 공격적으로 투자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2분기 첫 흑자를 달성한 삼성SDI부터 리콜 충당금으로 적자가 예상됐던 LG에너지솔루션까지 선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발표를 앞두고 있는 SK이노베이션도 분기 최대 배터리 사업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은 2분기 영업이익을 각 2952억원, 815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삼성SDI는 184.4%, LG에너지솔루션은 290.2% 증가한 수치다.

삼성SDI는 배터리 사업 부문이 처음으로 흑자전환 해 이제 연간영업이익 1조원을 넘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지난해 배터리사업 부문이 처음으로 흑자 전환했다. 이번 2분기엔 지난 5월 발생한 ESS 리콜 충당금으로 인해 적자가 예상됐지만 SK이노베이션과의 소송 합의금, 원통형 전기차 배터리 매출 증가 등으로 다시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SK이노베이션도 배터리사업 적자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의 배터리 사업 흑자전환 목표는 내년이다.

증권가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매출이 7000억∼8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조현렬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SK이노베이션은 2030년까지 500GWh 이상의 생산능력 확보를 목표로 삼고 있다”며 “배터리 생산능력에 있어 국내 업체 중 가장 빠른 속도로 확장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하게 된 3사 모두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특히 타사와 달리 미국 거점 확보에 소극적이었던 삼성SDI는 올해를 기점으로 미국 진출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삼성SDI는 글로벌 4위이자 미국 3위 완성차 기업인 스텔란티스와 손을 잡았다. 최근 양사는 미국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하반기에 출시될 지프의 하이브리드 모델엔 삼성SDI 배터리가 들어간다. 스텔란티스가 최근 미국 디트로이트에 지프 제조 공장을 건설하는 것으로 보아 업계에서는 양사의 합작사가 미국 디트로이트에 설립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SDI는 디트로이트 인근 지역인 미시간주 오번힐스에 전기차용 배터리팩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의 핵심인 재료 확보에 나섰다. 모회사 LG화학은 최근 5년간 10조원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배터리 소재에는 절반이 넘는 6조원을 투자한다.

분리막 투자도 속도를 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전자의 분리막 사업을 5250억원에 인수하고 수년 내 조 단위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이 그간 확보했던 양극재, 음극 바인더, 전해액 첨가제, 탄소나노튜브(CNT) 기술에 분리막 기술까지 더해져 배터리에 들어가는 주요 기술들을 모두 확보했다는 평가다.

SK이노베이션은 2025년까지 배터리 사업에 18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과 함께 해외 공장 증설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22년 미국 조지아주 1공장, 헝가리 2공장, 중국 옌청 2공장 등 3개 공장, 2023년에는 미국 2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2년까지 60기가와트시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규모를 확보한다는 목표다.

공장에서 나오는 배터리도 다양한 완성차 브랜드에 투입된다. 조지아주 1공장에서는 포드와 폭스바겐, 옌청 2공장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에 들어갈 배터리가 만들어진다.

최근에는 헝가리 정부로부터 배터리 공장 건설 지원금 9000만유로(1209억원)를 지원받았다. SK이노베이션은 약 9450억원을 투자해 헝가리 코마롬에 연간 생산능력 약 1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유럽 2공장을 건설한다.

김준 총괄사장은 “미국, 유럽, 중국 등 전세계 주요 자동차시장에 생산거점을 마련해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에 대한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신뢰를 더욱 확실히 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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