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협업으로 더욱 치열해진 수제맥주..편의점 맥주 채널 성장세↑

주세법 개정 후 국내 맥주 시장 경쟁 심화
지난해 편의점 수제맥주 매출 5배 가까이 성장
롯데칠성·오비맥주, OEM 적극..하이트진로 "계획 없어"

김제영 기자 승인 2021.08.02 14:59 의견 0
소비자가 편의점에서 맥주를 고르고 있다 [자료=세븐일레븐]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이색 콜라보로 흥행을 이어가는 국내 수제맥주 시장이 더욱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2일 한국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국내 수제맥주 시장 규모는 2019년 800억원에서 지난해 1096억원으로 37% 커졌다.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의하면 소매점 채널별 맥주 매출 비중으로는 2019년 기준 편의점이 43.4%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했다.

국내 수제맥주는 지난 2014년 주세법 개정과 함께 시장 문턱이 낮아지면서 활성화됐다. 맥주의 외부 유통이 허용되고 중소 맥주공장 설립 기준이 완화돼 소규모 업체의 맥주시장 진출이 수월해졌다. 이는 맥주의 선택권 다양화는 물론 품질 향상을 이끄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맥주 주세 기준이 바뀌며 국내 맥주시장은 더욱 성장했다. 출고가격에서 세금을 거두는 ‘종가세’에서 용량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종량세’로 52년 만에 주세법이 개정됐다. 주종이 같으면 생산원가와 상관없이 세금이 고정되고 캔 용기 제조비용이 빠지면서 국내 맥주는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었다.

이에 편의점업계는 수제맥주 호황을 맞았다. 편의점은 소비자와의 접근성이 좋고 ‘4캔 만원’으로 가격 경쟁력도 확보했다. 최근 수제맥주의 이색 콜라보가 이목을 끌면서 국내 맥주 시장의 가파른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편의점의 수제맥주 매출은 모두 세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2019년 대비 GS25는 500%, CU 498%, 세븐일레븐 550%로 1년 만에 약 5배에 육박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에 국내 맥주 대기업은 수제맥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에 적극 나서며 수제맥주 활성화를 거들고 있다. 특히 이색 콜라보로 인기를 얻어 수제맥주 시장은 더욱 활기를 띠는 모양새다.

수제맥주 OEM 생산에 가장 적극적인 업체는 롯데칠성음료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5월 출시한 ‘곰표밀맥주’의 인기를 실감해 지난 1월 세븐브로이와 손잡고 증량에 나섰다. 이후 제주맥주와 더쎄를라잇브루잉 등 여러 주류업체들과 함께 OEM 생산에 앞장서고 있다.

게다가 롯데칠성음료는 이달 수제맥주 활성화를 위한 오디션 ‘수제맥주 캔이되다’를 개최를 발표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수제맥주사들이 설비투자에 대한 부담 없이 양질의 수제맥주를 선보여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킬 것”고 말했다.

오비맥주는 지난 6월 수제맥주 협업 전문 브랜드 ‘코리아 브루어스 콜렉티브(KBC)’를 런칭했다. 첫 협업으로 GS25, 아웃도어 브랜드 노르디스크와 함께 ‘노르디스크맥주’를 내놓았다. 최근에는 세븐일레븐, 배달의 민족과 ‘캬 소리 나는 맥주’를 선보였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KBC는 오비맥주 양조기술 기술력과 전문 설비 등 전문성과 인프라를 기반하고 있다”며 “단순 위탁 양조를 넘어 프로젝트의 주체로서 수제맥주 시장 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혀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주류업계 빅3 중 하나인 하이트진로는 수제맥주 사업에 진출하지 않았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아직까지 수제맥주 위탁생산 계획은 없다”며 “위탁생산을 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생산라인이 확보돼야 하는데 현재 생산설비 여유가 없이 공장을 가동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사 맥주인 테라와 그 이외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