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 희생 못 참겠다”..HMM, 또 다시 닥친 파업 위기

올해 사상 최대 실접 경신 전망
"산업은행, 상황 외면" 주장

오수진 기자 승인 2021.08.02 14:05 의견 0
HMM 자카르타호 [자료=HMM]

[한국정경신문=오수진 기자] 올해 초 창립 45년 만에 닥친 첫 파업 위기를 무사히 넘겼던 HMM이 다시 파업 갈림길에 서게 됐다. ‘한국해운의 재건’이라는 이유로 한 발짝 물러났었던 해원노조는 물론 육상노조까지 올해 연봉 인상률을 두고 사측을 압박하는 상황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HMM 노사는 올해 임단협에서 연봉 인상률을 각각 25%, 5.5%를 주장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노조는 지난달 29일 오후 대의원 회의를 열고 찬반투표를 통해 중앙노동위원회 쟁의조정을 신청하기로 결정했다.

육상노조는 중노위 조정에 실패하더라도 파업을 강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임단협을 별도로 진행하는 해상 노조도 오는 3일 예정된 3차 교섭 결과에 따라 중노위 조정 신청을 할 예정이다. 해상 노조 역시 중노위 조정이 불발되더라도 육상노조와 함께 파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HMM은 올해 초에도 이와 같은 문제로 난항을 겪었었다. 당시 HMM해원연합노동조합은 선원 임금을 6년 째 동결시키고 인건비를 줄여서 부채를 상환하려는 사측의 태도에 파업을 단행하려 했으나 한국해운의 재건과 수출입기업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사측과 합의한 바 있다.

이번 임단협에서는 육상 노조가 8년 째 임금이 동결됐을 뿐더러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단 이유로 25%의 임금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임금이 회사가 영업이익 적자라는 이유로 몇 년 째 동결됐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HMM 사정은 크게 회복됐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약 1조원에 달했으며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조192억원을 찍었다. 해운업계의 전통적 성수기인 하반기에는 영업이익 5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사측은 채권단이자 HMM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 눈치를 보고 있다. 임금 협상의 최종 승인은 산업은행 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HMM육·해상 노조는 산업은행이 여전히 직원들에게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진만 HMM지부 지부장은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가진 현안 간담회에서 “배재훈 대표는 실질적인 권한이 없어 교섭에 진척이 없다”며 “사실상 교섭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산업은행은 이런 상황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은행은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진 않았다. 지난해 파업 위기 때는 “대규모 공적자금이 지원된 점, 국가 경제 활성화를 위한 원활한 해운물류 지원이 필요한 상황 등을 고려해 임단협 갈등이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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