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보일러는 역시 귀뚜라미..꺼꾸로가는 가스누출탐지기

본사와 현장 직원 사이에 소통 부재..피해 입주자들 형사조치 강행할 예정

오세영 기자 승인 2019.01.14 16:22 의견 0
보일러 제품 내부에 설치되는 가스누출탐지기 (자료=귀뚜라미보일러)


[한국정경신문=오세영 기자] 귀뚜라미보일러의 가스누출탐지기 사태의 원인이 본사와 현장 직원 사이에 소통 부재인 것으로 드러났다. 

귀뚜라미보일러는 제품 내부의 가스누출탐지기를 사전에 고지없이 수거한 뒤 원상복구에도 늦어지고 있어 공분을 샀다.  

늑장 대응의 원인은 현장 직원이 지난해 7월 사전점검을 진행하면서 탐지기를 수거한 사실을 본사가 늦게 알아차린 데에 있다. 

지난 9일 한 매체를 통해 경북 영천의 한신더휴영천퍼스트 보일러에서 가스누출탐지기가 사라졌다는 내용이 보도됐다.

경북 영천의 한신더휴영천퍼스트 관리사무소는 지난해 11월 가구마다 설치됐던 보일러 내부의 가스누출탐지기가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 귀뚜라미보일러가 해당 아파트 안전점검에 나선 이후 시점이다. 전체 1100가구 가운데 850가구의 가스누출탐지기가 5개월 가까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관리사무소는 입주자대표회의에 이같은 사실을 보고했다. 입주자대표 측은 지난해 11월 귀뚜라미보일러 본사를 상대로 가스누출차단기의 원상복구를 요구했다. 

귀뚜라미보일러 측은 "지난해 7월 현장 직원들이 사전점검을 하다가 가스누출탐지기를 수거했고 본사에서는 이를 11월에 인지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귀뚜라미보일러 관계자는 "가스누출탐지 센서를 수거하면서 미리 입주민들께 고지하지 못한 점은 본사 측의 잘못이 맞다"고 인정했다. 현장 직원들이 사전점검 서비스를 진행하다가 탐지기의 오류를 발견해 임의로 수거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7월 현장 직원들이 가스누출탐지기를 수거했지만 2차 사전점검에 원상복구를 할 생각으로 본사에 따로 보고하지 않은 것 같다"며 "이후 11월에 관리사무소에서 보일러 내부를 살펴보다가 탐지기가 없는 것을 파악하고 본사로 연락해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귀뚜라미보일러에서는 대단지 주거시설을 방문해 사전점검 서비스를 진행한다. 현장 직원들도 이 차원에서 한신더휴영천퍼스트를 방문한 것이다. 현장 직원들은 보일러는 정상이지만 가스누출탐지기에 오류가 난 것을 파악한 뒤 수거했다. 

가스누출탐지기는 보일러 내부에서 가스가 샐 것을 대비해 달아놓은 장치다. 이 관계자는 "만에 하나 가스가 샐 경우 보일러 작동을 멈추기 위해 추가로 달아놓은 것"이라며 "보일러가 정상이어도 센서에 오류가 나면 제품 작동이 멈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부 제품에서 센서 오류가 확인되다 보니 비슷한 시기에 생산된 다른 제품에서도 불량품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수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단 당초 센서 오류가 발견된 제품의 갯수는 확인이 어렵다는 답변이다. 

이 관계자는 "입주자총회와 사전점검 서비스를 자주 하겠다는 내용으로 합의를 하고 원만히 해결해가는 상황"이라며 "늦어도 이번달 안에 복구 작업이 완료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사태의 최대 피해자인 영천의 한신더휴영천퍼스트 입주민들은 조만간 회의를 통해 형사고발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