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파업 앞두고 KB국민은행 경영진 사의 표명..노조 강력반발하며 '치킨게임' 양상

장원주 기자 승인 2019.01.05 10:39 의견 0
국민은행 노동조합은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총파업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자료 = 국민은행 노조)


[한국정경신문 = 장원주 기자] KB국민은행 전 경영진은 8일 예정된 파업으로 인해 영업이 정상적으로 수행되지 못할 경우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4일 허인 은행장에게 사직서를 일괄 제출했다. 

KB국민은행 전 경영진은 "고객의 실망과 외면, 불편을 초래할 수 있는 파업에 이르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도 "노조가 파업의 명분이 될 수 없는 과도한 요구를 지속하는 상황에서 상식과 원칙을 훼손해가면서까지 노조의 반복적인 관행과 일방적인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사의 표명 이유를 설명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경영진들이 총파업에 이르게 된 점에 대해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있으며, 고객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데 있어서는 노사의 뜻이 다를 리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파업에 이르지 않도록 끝까지 노조와의 대화를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 노조는 오는 8일 은행 본점과 전국 영업점 직원이 모두 참여하는 총파업을 진행하고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 집결할 계획이다. 노조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본점 앞과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에서 총파업을 독려하는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전 조합원의 절반이 넘는 7300여명(주최측 추산)이 참석했다.

국민은행 노사는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 1년 연장, 통상임금의 300% 성과급 지급, 신입행원 페이밴드(호봉상한제) 폐지 등에서 접점을 찾지 못해 지난달 임금·단체협약이 최종 결렬됐다. 이어 중앙노동위원회에서도 조정 중지 결정이 내려지자 노조가 총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했고 96% 찬성으로 가결됐다.

노조는 경영진의 사의 표명에 즉각 반발했다. 노조는 “경영진은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데 직원과 노조는 무책임하게 총파업을 강행한다는 식의 책임을 전가하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틀째 협상 요구에도 사측은 전혀 응하지 않았고 총파업에 직원들을 참여시키지 않을 방안만 고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는 8일 실제 파업이 이뤄지면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이 합병한 2000년 이후 19년 만에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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