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뒷전에 다카타 '죽음의 에어백' 리콜 지연..한국GM, 내후년 5월에 가능

장원주 기자 승인 2018.12.24 15:24 의견 0
'죽음의 에어백'으로 불리는 다카타사의 에어백 리콜은 감독당국인 국토교통부와 수입차 제조사의 무관심 속에 여전히 뒷전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다. (자료 = 정보공개센터)

[한국정경신문 = 장원주 기자] '죽음의 에어백'으로 불리는 다카타사의 리콜에 대해 한국 소비자들은 여전히 뒷전이다. 외국에 비해 2년이 지난 뒤에 처음으로 리콜이 시행된 것도 모자라 시정률조차 정확하게 집계되지 않고 있다.

특히 만성적인 리콜로 한국 자동차시장에서 '리콜왕'으로 불리는 한국GM은 2020년 이후에나 리콜이 가능하다고 '배짱'을 부리고 있다.

국내 자동차 제조업체에 비해 외국차 기업이 리콜 등 한국 소비자들을 우롱하고 있다는 비판이 속출하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감독당국인 국토교통부가 업무를 등한시하며 수입차에 특혜 아닌 특혜를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24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2015년부터 올해 10월까지 다카타 에어백 관련 리콜된 차량 수는 총 16만2339대였다.

한국의 경우 다카타 에어백에 대해 처음으로 리콜이 이뤄진 것은 2015년 7월 17일 혼다의 CR-V차량과 어코드 차량이었다.

2013년 에어백 팽창시 금속 파편이 튀면서 운전자와 탑승자에게 심각한 상해를 입히고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결함이 제기되면서 다카타는 그해 4~5월 일본과 미국에서 리콜을 시행했다. 한국의 다카타 에어백 관련 최초 리콜과 비교할 때 무려 2년 3개월 가량 일찍 시작된 것이다. 이때까지 국토교통부는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있었다.

2017년까지 일본과 미국에서 각각 2000여만대, 4600여만에 대해 리콜이 시행되었고 최근 호주에서도 230만대 이상의 차량에 대해 의무적인 리콜이 시행됐다. 유럽과 아시아 지역을 포함하면 다카타 에어백의 전체 리콜 규모는 1억대를 이미 초과한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의 경우 2016년까지 다카타 에어백 관련해서 7만7703대에 대해 리콜이 시행됐다. 이 중 시정이 완료된 차량은 5만6499대로 시정률은 약 72%를 보이고 있다. 운전자와 탑승자가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위험을 감안할 때 시정률 72%는 크게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리콜 시정률은 리콜 대상 차량 중 시정조치가 완료된 비율을 말한다. 리콜을 시행해도 시정률이 낮으면 ‘도로 아미타불’에 불과하다. 애프터 서비스 정신이 철저하지 못한 셈이다.

이는 리콜에 대한 공지와 조치도 자동차 제조사들에게만 맡긴 채 정부차원에서 심각성을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별도의 조치들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비판이다.

실제로 국토부 관계자는 "시정률 70%는 미국의 리콜 시정률 60%보다 높다"며 느긋한 반응이었다. 하지만 국산차의 리콜 시정률이 90% 이상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너무 한가한 답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2017년 이후 다카타 에어벡을 장착한 국내 수입차 8만4636대에 대한 추가적인 리콜이 시행됐지만, 시정률은 집계조차 되지 않고 있다. 정보공개센터 강성국 활동가는 "어느 정도나 리콜이 됐는지 정확하게 파악조하 할 수 없다는 점은 국토교통부의 책임을 방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카타 에어백 리콜 사태는 한국GM의 본격적인 리콜 시행으로 정점에 달할 전망이다. 한국GM은 그동안 "결함이 발견되지 않았고, 외국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한 사례가 없다"는 이유로 리콜 시정을 하지 않고 있었다.

한국GM은 국토부의 시정 요구에 버티다 올해 5월에서야 에어백 모듈 교체 리콜을 2020년 6월 이후에 시행하겠다고 고객에게 통보했다. 리콜 대상은 △크루즈(2013년 2월~2016년 12월 생산) △아베오(2013년 4월~2017년 10월 생산) △올란도(2013년 4월~2017년 11월) △트랙스(2013년 4월~2017년 10월 생산) 등 4개 모델이다. 리콜 규모만 19만4528대에 달한다.

강성국 활동가는 "아직까지 시정조치가 완료되지 않은 다카타 에어백 장착 차량을 타고 다니거나, 이제 막 리콜 대상 차량 모델과 규모가 공개된 한국지엠의 리콜 대상 차량을 타고 다니는 국민들은 결국 언제 터질지 모르는 위험을 감수하며 차량을 운행할 수밖에 없는 불안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수입차 업체들이 한국 시장에서 리콜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국토교통부의 태도가 가장 큰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현행 자동차 관리법에서는 제작 결함 은폐·축소에 대한 과징금이 ‘10년 이상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으로 되어 있다. 또한 의도적으로 지연된 리콜에 대해서는 과징금을 매출액의 1%까지 부과하도록 되어있다. 말 그대로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2015년 다카타에 7천만달러(약 800억원)의 과징금을 발 빠르게 부과했던 것에 비교하면 천양지차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