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만 개인사업자 잡아라"..신용평가업으로 번진 카드사VS빅테크 '경쟁 불씨'

'미개척지' CB시장 진출 가속화..'첫발' 신한카드
'빅테크' 카카오뱅크·네이버파이낸셜 진출 준비
카드사 "결제정보 분석력"VS빅테크 "방대한 고객 데이터"

이정화 기자 승인 2021.07.22 11:58 의견 0
[자료=게티이미지뱅크]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600만 개인사업자를 잠재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는 신용평가업(CB)시장이 카드사와 빅테크 간 경쟁 장소가 됐다. 방대한 데이터로 고객 선점이 유리한 '빅테크'와 수백만 가맹점의 결제정보로 소비행태 파악이 거뜬한 카드사의 경쟁이 나날이 거세질 전망이다.

2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가 최근 금융위원회로부터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업(CB) 예비허가를 금융권 최초로 따냈다. 앞서 신청서를 제출한 KB국민카드와 비씨카드도 예비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 외에도 카드사 다수가 관련 서비스 모델을 검토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율 재산정 작업과 법정 최고금리 인하 등으로 수익성 악화를 벗어날 활로를 찾기 위해 신용평가업 시장을 두드렸단 설명이다.

이미 카드업계는 2019년부터 금융위 혁신금융서비스를 통해 관련 시범사업을 운영해왔다. ▲신한카드의 '마이크레딧' ▲KB국민카드의 '크레딧트리' ▲비씨카드의 '비즈크레딧'이 그 예다.

카드사들의 적극적인 시장 개척 의지로 씬파일러 (금융이력부족자)의 대출 불이익도 빠르게 해소될 전망이다.

그간 개인사업자는 금융거래 정보가 비교적 부족한 탓에 낮은 신용등급을 받는 등 대출 사각지대에 놓였다. 신용평가가 정교한 체계를 갖추면 이들에 대한 대출금리가 인하되는 것은 물론 800조원을 웃도는 자영업자 대출시장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카드사 역시 신용평가 모델 개발을 통해 자영업자 대출이라는 신규 시장을 개척할 토대가 생겼다. 특히 금융당국이 중금리 대출 활성화를 강조하면서 자영업자 대상 신용평가 수요도 늘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인터넷전문은행)나 네이버파이낸셜 등 빅테크도 같은 시장에 뛰어든 만큼 경쟁이 치열해지는 건 시간 문제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금융당국에 신용평가업 예비허가를 신청했고 네이버파이낸셜도 정식 진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진입 기세라면 연내 1호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업체가 나올 가능성도 커진다. 업계는 지난해 8월 신용정보법 개정안 시행으로 신용평가업 분류가 세분화되면서 시장 진입 문턱이 낮아졌단 설명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카드사는 빅테크와 달리 가맹점 매출전표를 통해 방대한 소비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어 시장 개척이 보다 수월할 전망"이라며 "시장 자체가 크지 않아서 당장 수익 모델로 삼긴 어렵지만 시장 규모가 커질수록 새 수익원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금융서비스를 폭 넓게 제공받지 못했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사업경쟁력 제고 등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며 "혁신적인 개인사업자 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해 지주계열사 및 타금융기관과의 기회도 적극 모색 및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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