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전략회의에 등장한 'CIA 매뉴얼' 화제.."무능한 직장인과 유사" 공감

장원주 기자 승인 2018.12.24 11:16 의견 0
김현석 삼성전자 CE(TV·가전) 부문장(사장).

[한국정경신문 = 장원주 기자] 지난 17일부터 나흘 동안 열린 삼성전자의 글로벌전략회의에서 상영된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스파이용 방해공작 지침 동양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24일 매일경제신문 등에 따르면 김현석 삼성전자 CE(TV·가전) 부문장은 지난 19일 CE부문 글로벌전략회의에서 내년 경영환경과 전략 등을 직접 설명한 뒤 동영상 상영으로 발표를 마무리했다. 동영상은 CIA의 전신인 전략정보국(OSS)이 1944년 1월 발간한 '손쉬운 방해공작 현장 매뉴얼'을 주제로 한 것이다.

이 매뉴얼은 OSS가 적국의 조직·사회를 망가뜨리고 혼란을 유도하기 위해 만들었던 행동지침이다. 특히 스파이가 적국 조직 등에 침투해 사보타주(태업)를 유도하며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데 활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8년 기밀문서에서 해제돼 매뉴얼의 지침들이 기업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연구들이 나오면서 관련 경영서적이 출판되기도 했다.

주요 임원과 해외법인장들이 모여 내년도 경영 전략을 논의하는 중요 회의에서 이런 동영상이 상영된 것은 기업 현장에서도 이처럼 회사를 망가뜨리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점검해 반면교사처럼 활용해보라는 취지라는 분석이다.

'조직을 망가뜨리는 공작 지침'으로 △신속한 결정이 필요할 때 잦은 회의나 위원회 개최를 요구할 것 △회의에서 '무용담' 등 주제와 관련 없는 얘기하기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면 '단어 정확성' 등으로 시비걸기 △"실패할 때 누가 책임지느냐"는 말로 공포감 조성 △불평 확산을 유도하고 "당은 차별받고 있다"는 말로 유혹 △신입사원에게 잘못된 방향으로 업무 지시 등이 제시된다.

또한 주요 보고서는 일부 내용을 누락해 작성하고 상사가 업무를 시키면 못 알아들은 척하며, 늘 사죄하는 태도를 보이라는 지침도 있다.

전략회의에 참가한 임원들 사이에서는 "스파이의 모습이 무능한 직장인의 모습과 똑 닮았다"는 말이 나왔다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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