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일감몰아주기' 하림·대림 검찰고발 검토..'무풍지대' 중견기업 겨냥

장원주 기자 승인 2018.12.10 10:27 의견 0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한국정경신문 = 장원주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총수일가 사익편취(일감 몰아주기) 혐의로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과 이해욱 대림그룹 부회장을 검찰에 고발하는 안을 전원회의에 상정한다.

그동안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제 '무풍지대'로 불렸던 중견기업에 대해 공정위가 칼끝을 겨눴다는 분석이다.

10일 공정위와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 사무처는 최근 김 회장과 이 부회장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는 내용의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에 해당)를 하림·대림그룹에 각각 발송했다.

공정위 사무처는 하림그룹 김홍국 회장이 6년 전 아들 준영씨에게 비상장 계열사 '올품' 지분을 물려주는 과정에서 부당지원 행위가 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준영씨는 2012년 김 회장으로부터 올품 지분 100%를 물려받은 뒤 올품→한국썸벧→제일홀딩스→하림그룹으로 이어지는 지분을 통해 아버지를 뛰어넘는 그룹 지배력을 확보했다.

이 시기에 올품과 한국썸벧의 매출은 연 700억∼800억원대에서 3000억∼4000억원대로 수직 성장했는데 이 과정에서 일감을 몰아줬고, 이러한 사익편취 행위에 김 회장이 관여한 것으로 공정위 사무처는 판단했다.

하림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취임 후 공정위가 조사에 착수한 첫 대기업집단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작년 7월 처음 현장조사를 받았다.

대림그룹의 경우 총수일가 지분이 50% 이상인 대림코퍼레이션과 에이플러스디, 켐텍 등에 계열사들이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부당지원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대림그룹은 지난해 9월 이러한 혐의로 공정위의 현장조사를 받게 되자 이듬해 1월 이해욱 부회장 등이 에이플러스디 지분을 처분하고 순환출자를 해소하는 등 경영쇄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공정위는 이 과정에서 부회장이 사익편취 행위에 관여한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심사보고서를 두 회사에 발송한 공정위는 소명이 담긴 의견서를 받은 뒤 이르면 내년 초 9인 위원이 참여하는 전원회의를 열어 고발 여부와 과징금 규모 등 제재안을 각각 결정하게 된다.

공정위 사무처는 최근 잇따라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해 대기업 총수 일가에 대한 검찰 고발 카드를 꺼내 들며 '재벌개혁이 예상과는 달리 미흡하다'는 일각의 시선을 잠재우는 모습이다. 일각에서 일각에서 “김상조 공정위원장의 재벌개혁 의지가 미흡한 것 아니냐”는 추측을 잠재우려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공정위는 지난달 같은 혐의로 태광그룹 이호진 전 회장과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을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심사보고서를 각 회사에 발송한 데 이어 이번에는 중견기업까지 정조준하며 재별개혁의 고삐를 죄는 모양새다.

한편 공정위는 이미 심사보고서를 발송한 4개 회사 이외에도 삼성·SK·한진·한화·아모레퍼시픽·미래에셋 등 총 6개 대기업집단의 사익편취 혐의를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