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성추문 등 '내우외환' 임영득 현대모비스 사장, 사장단 인사서 살아남나

장원주 기자 승인 2018.12.19 16:08 의견 0
임영득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사장.

[한국정경신문 = 장원주 기자] 임영득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사장에게 2018년은 자신의 인생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한 해가 될 듯싶다.

사내 청추행 논란을 필두로 최저임금법 위반 제재, 불량부품 청와대 국민청원, 실적부진 등 임 사장은 올해 내내 편한 날이 없었다는 평가다.

2019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임 사장이 내년 1월쯤 단행될 현대차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기사회생할 수 있을지에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최근 현대모비스가 일부 직원에 대해 올해 최저임금 기준을 준수하지 않았다며 시정지시를 내렸다. 이는 입사 1∼3년 차 현대모비스 사무직·연구원의 월 기본급이 성과급 등을 빼고 시급으로 환산될 경우 6800∼7400원에 그쳐 올해 최저임금인 시간당 7530원에 미달했기 때문이다.

국내 대기업 가운데 최저임금법 위반으로 지적받은 사례가 현대모비스가 처음이어서 체면을 구겼다. 대졸 신입사원의 연봉이 5000만원 수준인 현대모비스가 격월로 상여금 100%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기본급을 줄이려는 '꼼수'를 부렸다는 질타를 받았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월 국내 직장인 익명 애플리케이션인 ‘블라인드’에 고위 간부 A상무의 성희롱 사건을 폭로한 글이 게재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A상무는 기아자동차 재임 시인 지난 2014년 모 여성 대리에게 폭언을 퍼부었고, 졸도한 해당 직원이 한 달 휴직을 하게 만들었다. 또 여성 직원에게 ‘너 같이 조그마하고 보잘 것 없는 여자는 위안부로도 안 데려 간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또한 게시자는 A상무가 자신에게 비서에게 이른파 '스폰서'를 제의했다는 주장도 폈다. A상무는 스포서 제의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 성추행을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미투' 운동이 사회적 의제로 부상하자 A상무는 지난해 7월 대기발령 명령을 받았다가 1달도 안 돼 여름휴가 기간에 현대모비스로 전격 인사발령됐다. A상무는 현대모비스 발령 이후에도 성추행 행위를 지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신년회 자리에서 ‘모비스 예쁜 여직원들이 다 여기 모였다’며 건배사를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현대모비스는 A상무에 대한 별다른 인사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현대모비스가 경력직 임원으로 입사한 A상무에 대해 해당 의혹을 사실상 묵인해줬다는 지적이다.

현대모비스는 올 여름에도 해외법인장이 비서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지난 5월 남직원이 여성의 치마 속을 촬영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사내 성추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지난 6월에는 "현대모비스가 폐기 처분해야할 비 맞은 불량 핵심부품을 현대차에 제공해 완성차를 조립했다"는 의혹이 청와대 국민 청원게시판에 제기됐다.

현대모비스 이화공장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했다는 청원인 B씨는 "순찰 중 고가의 자동차 핵심부품 수백박스가 공장 밖 야적장에 방치되어 있는 것을 발견, 사진을 찍고, 이 부품들이 무단 반출(절도, 도난)을 의심해 현대모비스 감사실에 제보를 했다. 현대모비스 감사실은 당시 부품들은 도난, 무단반출은 없었으며 완성차에 장착해 모두 소진하였다고 공식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온갖 악재가 겹치는 가운데 올해 실적이 곤두박질치면서 임 사장이 '가시방석'에 앉았다는 평가다.

현대모비스는 1~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25조5052억원, 영업이익 1조4433억원을 냈다. 2017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3.1%, 영업이익은 15.4% 줄었다.
여기에 최근 재계에 40~50대 총수들이 부상하고, 50대 전문경영인이 전면에 배치되는 등 뚜렷한 세대교체 바람이 불면서 1955년생 임 사장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는 형국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그동안 "현대차를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류션 제공업체로 탈바꿈하기 위해 현대모비스를 그룹 내 핵심 기술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해온 점도 임 사장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현대모비스가 내외적인 잡음으로 시끄러운 상황에서 임 사장이 미래를 이끌어갈 인물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19일 발표된 2019년 현대차그룹 정기 임원 승진인사에서 향후 사장단 인사를 가늠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현대모비스에 대해 1961년생인 성기형 전무와 1965년생인 배형근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임 사장과 많게는 10살 차이가 난다.

정 수석부회장이 변화 속에서 안정을 추구한다면 임 사장이 살아남을 수 있지만, 그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