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핫이슈] 소주·맥주도 ‘언택트’ 쇼핑..편의점업계, ‘완전 무인화’ 시대 성큼

PASS 앱 기반 성인인증..스마트 냉장고도 등장
야간·최저시급 인상 등 배경..넘어야 할 산 많아

김성아 기자 승인 2021.07.19 14:09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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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 소재 이마트24 본점에서 고객이 AI 기반 주류 무인 자동 판매 머신을 통해 주류를 구입하고 있다. [자료=이마트24]

[한국정경신문=김성아 기자] 소주나 맥주도 자판기로 ‘언택트’ 쇼핑이 가능한 시대가 열렸다. 최근 편의점업계를 중심으로 주류 무인 판매기(자판기) 도입 소식이 이어지면서 편의점의 ‘완전 무인화’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이마트24는 19일부터 성동구에 위치한 이마트24 본점에서 AI(인공지능) 기반 ‘주류 무인 자동 판매 머신’이 가동된다고 밝혔다.

해당 머신은 일반 주류 판매 냉장고와 비슷한 형태지만 모바일앱 PASS앱 모바일 운전면허증 스캔으로 성인 인증을 한 후 결제 수단을 먼저 인증하면 상품을 꺼내고 문을 닫는 즉시 자동으로 결제가 되는 구조를 갖췄다.

이마트24 관계자는 “매장에서 유·무인 방식을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어 근무자가 있을 때는 일반 주류 냉장고로 쓰다가 근무자가 없는 심야 시간대에도 주류를 판매할 수 있어 공간 효율성이 좋다”고 전했다.

CU 또한 이달 내 비슷한 방식의 ‘스마트 냉장고’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CU는 이미 R설악썬밸리리조트점에서 업계 최초로 ‘주류 자판기’를 선보였다. AI 냉장고와 달리 실제 자판기 형태의 주류 무인 판매기다.

GS25도 이르면 8월~9월 무인 주류 자판기 테스트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편의점 업계가 무인 주류 판매 자판기 도입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무인 주류 판매 자판기 사업에 대한 규제 샌드박스를 승인했기 때문이다. 규제 샌드박스는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출시될 때 일정 기간 기존 규제를 면제해 주는 제도다.

산자부는 이번에 이마트24와 함께한 신세계아이앤씨를 비롯 페이즈커뮤 등 3개 업체에 몇가지 관리 조건을 전제로 실증특례를 승인했다.

업계는 치솟는 최저 임금과 야간 미운영에 대한 가맹점과 본사와의 갈등을 무인 주류 판매 자판기 도입 등 무인화 작업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최근 최저임금이 9160원까지 조정되면서 편의점주들의 인건비 부담은 더해졌다. 특히 심야 시간 운영대는 심야 수당을 더 얹어줘야 하기 때문에 야간 운영이 필수적인 일부 편의점주들의 고민은 더 심해졌다.

코로나19로 대학가·번화가 등은 심야 운영 매출이 ‘0’에 수렴하면서 야간 운영 지속에 대해 본사와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이미 무인 편의점은 오피스 지구 등 일부 입지를 중심으로 활성화되고 있다”며 “주류까지 무인 판매가 가능해지면 번화가나 주택가 등 주류 수요가 많은 곳에서도 무인화를 고려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전했다.

다만 무인 주류 판매 자판기 사업은 아직 ‘규제 샌드박스’ 단계이기 때문에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편의점 빅4 중 유일하게 무인 주류 판매 자판기 도입을 언급하지 않고 있는 세븐일레븐은 “시장 상황을 지켜본 후 도입하기 위해 아직은 검토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이미 도입한 다른 업체들 또한 현재 테스트를 위해 도입한 점포 이외에는 당분간 추가 도입 계획은 ‘시기상조’라고 전했다. 테스트를 통해 부작용은 물론 효율적인 활용을 위한 시스템 정비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특히 편의점 업계가 추가 도입까지 고려하려면 규제 샌드박스 수준에 머물 게 아니라 아예 규제를 면제해 주는 등 변화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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