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IPO업계 '공공의 적' SK루브리컨츠..잇단 상장 철회로 IB사들 골탕

장원주 기자 승인 2018.12.06 15:12 의견 0

[한국정경신문 = 장원주 기자] 증권가 IPO(기업공개) 업계에서 SK그룹 계열사인 SK루브리컨츠는 '공공의 적'으로 불린다. SK루브리컨츠는 2012년 이후 3차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 IPO를 신청했지만 중간 단계에서 철회했다.

뚜렷한 철회 사유가 없이 상습적으로 철회한 데 따른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IPO를 위해 선정된 상장주관사 IB 증권사들은 발행인이 일방적으로 상정 철회할 경우 수수료를 거의 받을 수 없어 속수무책이다.

IB 증권사뿐만 아니라 거래서를 포함해 한 회사의 IPO에 엄청난 시간 및 인적 비용이 드는 만큼 IPO 수수료에 대한 일종의 '공정 약관'이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SK루브리컨츠를 비롯해 올해 대어급 공모주들이 대거 상장철회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총 16곳(코스피 5곳, 코스닥 11곳)이 기업공개(IPO)를 철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모주들이 상장철회에 나서는 이유는 대부분 수요 예측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희망 공모가와 시장 평가가 차이가 많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발행사의 일방적인 상장철회는 증권사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는 데 있다.

한국거래소 등 관련 기관에 따르면 상정철회 요건은 없다. 발행사의 의지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강제할 수단이 없다. 예비승인, 상장승인까지 통상 3개월 걸리지만 중간에 철회하면 거래소는 헛힘만 쓰게 된다.

상장주관사로 선정된 증권사들의 피해는 더욱 극심하다. 입찰을 통해 상장주관사고 선정되면 지정감사인 감사(외부감사), IR 등 IPO를 위해 1년 이상 소요되는 데 증권사는 엄청난 인적, 물적 자원을 투입한다.

우리나라의 IPO를 둘러싸고 발행인과 상장주관사 간 계약은 대부분 거래소의 최승 상장승인이 끝나고 매매거래가 개시될 때 지급하는 구조다.

중간에 발행인이 상장취소를 하면 거의 한 푼도 건지지 못한다. 승인 절차 단계별로 중간 수수료를 책정하는 계약 구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나 나오는 배경이다.

특히 SK루브리컨츠처럼 대형 공모주의 횡포는 극심하다는 지적이다. SK루브리컨츠는 지난 4월 상장철회를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SK루브리컨츠는 이전 두 차례 상장철회한 '상습범'이다.

SK그루브컨츠는 공모가 예측 실패라는 외부적 설명보다는 지나친 '시장 눈치보기'라는 비판이다. 증시가 호황일 때 상장을 추진하다가 시장상황이 악화할 조짐을 보이면 바로 철회했기 때문이다.

기업의 안정적 자금 확보와 증시 안전성이라는 IPO 본래 목적을 훼손한 '장삿속'이라는 것이다.

SK루브리컨츠의 상장 목적부터가 정상적이지 않다는 비판이 많았다. SK루브리컨츠가 IPO에 나선 이유가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투자자금 마련을 위해서였기 때문이다.

SK루브리컨츠는 2009년 SK이노베이션(옛 SK에너지)의 윤활유 사업이 분할돼 세워진 회사로 SK이노베이션이 지분 100%을 가지고 있다. 윤활유와 윤활유의 원재료인 윤활기유를 제조해 판매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발행사에 비해 '을'의 위치에 놓일 수밖에 없는 데는 치열한 경쟁구조에서 비롯된다. 발행사로서는 어떻게는 수수료율을 인하하기 위해 입찰 증권사들을 상대로 '안가 후려치기'에 나서고 있다.

증권사 입장으로서는 장기간 노력을 기울이는 '관계형 계약'을 맺어 낮은 확률에 투자할 수밖에 없다.

A증권사 관계자는 "중간 단계 수수료 정산 없이 최종 승인이라는 결론이 나야 수수료를 한꺼번에 지급받는 기형적인 구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때문에 외국처럼 상장 단계별로 수수료를 지급하는 계약 문화 정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B증권사 관계자는 "중간 수수료가 있어야 상장 접수를 남발을 막을 수 있다"며 "특히 SK루브리컨츠처럼 무책임하게 수차례 승인철회하는 발행사가 나오지 않는 가이드라인 설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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