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 WHY]국민 90% 국산 백신 필요 느끼는데..신속개발 발목 잡는 임상은 ‘글쎄'

비교임상 실시에도 참여자 모집 어려워
임상은 자발적 선택 의거..글로벌도 고려

김성아 기자 승인 2021.06.22 14:53 의견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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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민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김성아 기자] 국민 10명 중 9명이 국산 코로나19 백신의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에는 참여하고 싶지 않아한다는 ‘모순적’ 결과가 나왔다.

22일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에 따르면 지난 4~8일 보건복지부와 함께 전국 1600명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실시한 ‘국산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에 대한 국민 인식조사’ 결과 전체 92.3%에 달하는 응답자가 국산 백신 개발이 필요하다고 답했으나 임상시험 참여 의사를 밝힌 비율은 21.4%에 그쳤다.

임상시험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답한 가장 큰 이유로는 ‘국산 백신 부작용에 대한 우려(30.7%)’를 꼽았고 ‘제한적인 임상시험 정보(22.7%)’ ‘국산 백신 효과에 대한 불신(14.5%)’ 등이 뒤를 이었다.

현재 국내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유바이오로직스·제넥신·셀리드·진원생명과학 이 5개 기업을 중심으로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고 있다.

지난해 초부터 백신 개발에 돌입한 이들은 지난해 말 임상1상에서 2a상까지 실시 승인을 받았다. 해외 백신 도입으로 인해 어려워진 임상 환경으로 정부와 함께 비교임상 방식도 승인하기로 했다.

비교임상은 대규모 백신 투약군과 가짜약 투약군을 비교하는 일반 임상이 아니라 이미 허가된 백신과 개발 중인 백신의 중화항체가와 같은 면역원성 지표를 비교하는 임상이다. 이에 수만명에 달하는 대규모 임상 인원을 4000명 규모로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업계는 4000명 규모마저도 모집하기 어렵다는 실상이다. 이번 조사에 따른 국민들의 인식이 임상시험 참여는 꺼려진다는 의견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비교임상으로 모집인원이 1건당 4000명 규모로 줄어들었다고 하지만 사전 스크리닝 탈락이나 중도 포기 등의 변수를 고려하면 참여 자원 자체는 최소 3만명에서 최대 5만명까지 필요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미 허가된 해외 백신 접종 기대감으로 실제 임상시험 참여는 더 저조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정부와 업계는 실효성 있는 모집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이번 조사 결과 국민들은 임상시험 참여율을 높일 방안으로 ▲충분한 보상(71.2%) ▲유급휴가와 출장인정(56.5%) ▲백신 우선 접종권 부여(51.4%) 등 실질적인 지원책을 제시했다.

임상 전문 인력 16명이 참여한 ‘백신임상시험참여자모집TFT’ 또한 회의를 통해 임상시험 배상책임보험의 보상 한도를 예방 백신 수준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거나 임상 참여자 가운데 위약군 배정자는 접종 백신 선택권을 보장해 주는 등의 인센티브 제공을 해결책으로 냈다.

업계 관계자는 “검증되지 않은 백신 임상 시험에 참여하기 어려운 국민들의 정서는 이해한다”며 “임상은 자발적 의지로 참여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들더라도 글로벌 병행임상 등을 고려하는 것도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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