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만 지켰어도..정몽규 HDC현산 회장, 건설현장 ‘페어플레이’ 잊었다

강헌주 기자 승인 2021.06.10 11:32 | 최종 수정 2021.06.10 13:22 의견 0

10일 오전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광주 철거건물 붕괴 사고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는 전날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친 사고 발생지인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의 시공사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강헌주 기자] 참담하다.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재개발규역 주택 철거현장 건물붕괴 사고는 국민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상식 수준의 안전 수칙만 지켰어도 절대 일어나지 않을 후진국형 대형 사고에 일반 국민은 물론이고 건설업계에서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허탈해하고 있다.

10일 광주경찰청·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광주광역시 동구 학동 4구역 주택 재개발사업 근린생활시설 철거 현장에서 주변 도로를 덮친 건축물은 철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함몰된 버스 안에 갇힌 17명 가운데 9명이 숨지고 8명은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중이다. 추가 매물자를 찾는 수색이 마무리되면 10일 오후 붕괴원인을 규명하는 관계기관 합동 현장감식이 진행될 예정이다.

정확한 사고원인과 과실여부는 현장감식과 경찰수사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붕괴사고는 가장 기초적인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 발생한 인재(人災)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0일 오전 권순호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가 광주 동구 학동 철거건물 붕괴 사고 현장을 찾아 대시민 사과를 하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이번 사고현장 철거방식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건물이 무너지는 방향이 앞쪽으로 쏠릴 위험이 높았음에도 인접한 편도 3차선 도로에 통행 제한을 하지 않았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영화나 후진국에서나 발생할 사고가 우리나라에서 발생했다. 먼저 법적·도의적 책임은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에 있다. 철거공사에 하청을 주었어도 안전에 대한 책임에서 시공사가 벗어날 수 없다”며 “공사현장에서 원청업체들의 공사감독은 조금도 게을리 할 수 없다. 이번 사고도 도로 통제만 되었어도 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 이번 사고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정확한 사고원인과 책임 소재는 수사를 통해 밝혀지겠지만 그동안 건설업계의 사각지대인 철거현장에 대한 근본적인 수술이 필요하다. 이 사고는 건설사의 어두운 그림자였던 철거공사 관행 등을 개선하는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광역시 동구 학동 철거건물 붕괴 사고 현장 [자료=연합뉴스]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건물 붕괴사고와 관련해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과 권순호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는 10일 붕괴현장을 찾아 고개를 숙이고 조사에 대한 적극적인 협조를 밝혔다. 하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비판에 자유로울 수 없다.

이번 광주에서 발생한 참사에서 현대산업개발은 안전이라는 기본 원칙을 어겼다. 이로 인한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오죽했으면 동종 건설업계 관계자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고”라고 말했을까.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현재 대한축구협회장을 맡고 있다. 축구에서 룰을 지키는 페어플레이가 기본이다. 룰을 무시하는 선수는 그라운드에서 남을 수 없다. 이번 광주에서 발생한 건물붕괴사고는 ‘레드카드’감이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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