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목소리" 뮤지컬 '1976 할란카운티' 컴백

이슬기 기자 승인 2021.06.04 07:00 의견 0
뮤지컬 '1976할란카운티' 공연 스틸. [사진=이슬기 기자]

[한국정경신문=이슬기 기자] "사람 답게 살고 싶다는 하나의 목소리."

배우 오종혁은 뮤지컬 '1976 할란카운티'의 매력을 진짜 인생에 대한 뜨거운 열기라고 설명했다. 1970년대 미국에서 일어난 노동자 파업에 관한 실제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된 뮤지컬. 블러디 할란이라고도 불릴 만큼 격렬했던 역사적 사건을 그리는 만큼 뜨거운 열기가 극장을 채운다. 그리고 그 안에서 가장 크게 터져나오는 인간 답게 살 권리를 위한 부르짖음이다.

지난 3일 서울 대학로 충무아트센터에서 뮤지컬 '1976 할란카운티' 프레스콜이 열렸다. 현장에는 유병은 연출을 비롯해 배우 오종혁, 이홍기, 산들, 김륜호, 안세하, 이건명, 김형균, 김아선, 임찬민, 이상아, 임병근, 김지철, 강성진, 김상현, 황이건 등이 자리해 다시 돌아온 '1976 할란카운티'를 소개했다.

■ 돌아온 '할란카운티' 같고 다른 무대로

작품은 부산문화재단 청년연출가 제작지원사업을 통해 시작됐다. 지난 2019년 공연에 이어 또 한 번 무대에 올랐다. 유병은 연출은 "세월호 사건을 겪은 이후 아이를 키우는 아버지로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작품을 쓰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유 연출은 함께하는 배우, 스텝들에 대한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제작 초기에는 저예산의 어려움을 많이 겪었고,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는 것이다.

새롭게 돌아온 무대는 한층 완성도 높은 공연을 예고한다. 유 연출은 "초연 때는 정의로운 이야기를 하면서 정의롭지 못한 연출을 했던 것 같다. 극을 해지지 않는 선에서 그런 부분을 고치려 노력했다"면서 초연 때 흑인 라일리 역이 검은 칠 분장을 했던 것을 사례로 이야기했다.

뮤지컬 '1976 할란카운티' 배우 오종혁(왼쪽)과 김륜호. [사진=이슬기 기자]

■ 오종혁·이홍기·산들의 라일리, 성장을 말하다

뮤지컬 '1976 할란카운티'의 중심에는 라일리와 다니엘의 이야기가 있다. 부모를 대신해 자신을 키워줬던 흑인 라일리와 노예가 될 위기에서 탈출한 다니엘. 두 사람의 여정은 노동자들의 투쟁이 불타오르는 광부 마을 할란카운티로 이어진다.

이번 공연에서 다니엘 역에는 오종혁, 이홍기, 산들이 무대에 오른다. 오종혁은 "이전 시즌의 공연을 보고 여기 나오는 모든 사람들이 사람 답게 살고 싶다고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감명 깊었다"며 "언젠가 저 뜨거운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홍기는 군대 전역과 동시에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자신과 다니엘의 성장이 겹쳐 보여 작품을 선택했지만 "공연을 할 수록 생각이 많아지고 애착이 많아지는 작품"이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 소통하고 합쳐지고 도와가면서 사는 것에 대한 생각이 많다. 그런 삶을 살고 싶다"고 설명했다.

산들 또한 "데뷔 10년이 되면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하는 고민이 많았는데 다니엘이 정의롭게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고 감동 받았다"고 전했다.

■ 안세하·김륜호, 결국 똑같은 사람의 이야기

흑인 라일리 역에는 안세하, 김륜호가 열연한다. 안세하는 현장서 "수어로 연기에 도전한다는 것이 많이 부담 됐었다. 막상 연습 들어가고 나서 선배님들, 동생들과 함께 연기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지금의 라일리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국 수어도 똑같이 말이니까. 대사와 노래를 외우는 부담감을 똑같이 느꼈다. 대극장이지만 감정에만 충실하면 관객들에게도 잘 보이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김륜호 또한 "관객들도 차별 없이 극과 캐릭터를 봐주시길 바란다"면서 "장애가 있는 역할을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결국 모든 배우가 새 작품을 만나고 자신의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어려움을 겪듯 똑같은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프레스콜의 사회를 맡은 이건명은 "극 중 모두가 수어를 하고 라일리가 노래를 하는 장면이 있는데 제일 감동적이다. 모두 오셔서 수어의 힘을 느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할란카운티'는 오는 7월 4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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