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업계 2위 꿰찰 기회 '씨티카드 인수 추진설'에 "사실 무근"

씨티은행 신용카드사업부 인수 추진설
성사 되면 신한카드 이어 업계 2위로
현대카드 "인수 관련 확인된 바 없어"

이정화 기자 승인 2021.05.27 10:48 의견 0
현대카드 사옥(왼쪽)과 한국씨티은행 본사 [자료=각 사]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현대카드가 씨티카드 인수를 추진한다는 관측이 나왔다. 성사 시 카드업계 2위로 단숨에 오를 것이란 추측이 업계 안팎에서 불거지지만 정작 당사자인 현대카드는 '사실 무근'이란 입장을 내놨다.

27일 금융권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IB인수자문사와 함께 한국씨티은행의 카드사업부(씨티카드) 인수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국씨티은행 본사인 씨티그룹은 지난 15일 한국을 포함해 13개국에서 신용카드와 주택담보대출, 예·적금 등 소비자금융사업(소매금융)을 철수한다고 밝혔다. 기업금융 등 투자은행(IB 부문은 그대로 남긴다.

현대카드의 '씨티카드 인수설'은 씨티은행이 신용카드와 소매금융 부문을 '분리 매각' 가능성이 커지면서 제기됐다.

애초 씨티은행이 해당 사업 '통매각'을 우선 순위로 두겠다고 밝혔지만 현실적으로 인수를 희망하는 금융사를 찾기 어렵단 전망이 업계 전반에 퍼진 것이다.

현대카드가 씨티카드를 인수하면 업계 2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애초에 점유율 1%를 확보할 수 있는 씨티카드를 품으려 하는 행보 자체가 업계 1위 신한카드를 추격하려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단 포부로 해석돼서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현대카드의 업계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전체 신용판매액(개인·법인) 기준 17.33%다. 이는 ▲신한카드(21.5%) ▲삼성카드(17.9%) ▲KB국민카드(17.7%)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수치다.

현대카드와 씨티카드의 점유율을 단순 합산하면 18%대로 단숨에 2위를 꿰찰 발판이 마련된다.

이에 대해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대카드는 법인을 제외한 개인 신용판매 점유율만 보면 업계 3위다"며 "PLCC(상업자표시전용카드)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진행하면서 상품 판매가 성장한 결과로 보이고 아직 씨티은행의 매각 방침이 뚜렷하지 않은 만큼 인수는 두고 봐야겠지만 단순 점유율만 보고 추진하는 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씨티카드의 경우 시장점유율이 1%로 미미하긴 하나 리볼빙(일부 결제금액 이월약정) 쪽에 강점이 있단 설명이다. 또 프리미엄 마일리지카드를 쓰는 우량고객을 대거 확보하고 있단 사실도 장점으로 꼽았다.

이렇듯 업계 안팎에선 현대카드의 '씨티카드 인수설'에 타당성을 부여하고 씨티카드의 분리매각을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지만 정작 당사자인 현대카드 입장은 달랐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씨티은행 카드사업부 인수와 관련해 확인된 바 없고 내부에서도 언론 보도를 통해 소식을 접했다"며 "사실 무근"이라고 일축했다.

또 점유율 전망에 대해서는 "지난 2018년부터 PLCC 출시에 총력을 가했고 2년 사이 회원수가 130만 가까이 늘었다"며 "점유율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 명확히 단언하긴 어렵지만 앞으로도 PLCC의 가능성을 높이 보고 사업을 열심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씨티은행은 다음 달 3일 이사회에서 씨티카드 등 소매금융 관련 통매각과 분리매각, 청산 등 출구전략 방법을 논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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