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줌인터넷 합작 MTS ‘바닐라’.."획기적 또는 주의해야"

우리나라에 없던 증권사-개인을이어주는 서비스
투자자들 "획기적" "관심 간다"
전문가 "문제 발생 시 책임소재 확실히 할 필요 있어"

권준호 기자 승인 2021.05.12 15:07 | 최종 수정 2021.05.12 15:44 의견 0
KB증권-줌인터넷이 지난해 9월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투자 계약 체결식을 진행했다 [자료=KB증권]

[한국정경신문=권준호 기자] KB증권과 줌인터넷이 합작해 만든 법인인 ‘프로젝트바닐라’가 내달 안으로 간편 MTS(Mobile Trading System)인 ‘바닐라’를 출범한다. 바닐라는 ‘주식과 개인’이 아닌 지금까지는 없었던 ‘증권사와 개인’을 이어주는 다리역할을 할 전망이다. 획기적이라는 반응도 있지만 동시에 주의해야할 점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KB증권과 줌인터넷은 지난해 9월 23일 초기자본금 50억원 규모로 ‘프로젝트바닐라’라는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해당 합작법인은 KB증권이 49%, 줌인터넷이 51%의 지분을 보유하는 법인으로 내달 6월까지 간편 MTS인 ‘바닐라’를 출범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바닐라’가 기존 MTS와 다른 가장 큰 차별점은 개인과 주식사이를 이어주는 플랫폼이 아니라 증권사와 개인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플랫폼이라는 점이다.

지금까지 국내 MTS는 100% 증권사가 만들어 운영해오던 서비스였다. 하지만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주식시장에 새롭게 뛰어든 주린이(주식+어린이)들이 많았고 이중에는 기존 MTS가 너무 어려워 주식 투자를 포기하는 투자자들도 있었다.

이에 손쉬운 MTS가 필요하다고 느낀 토스증권이 가장 먼저 MTS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며 지난 3월 간편함을 위주로 한 MTS를 출시했다. 해당 서비스는 출시하자마자 큰 인기를 끌었고 한 달 만에 신규 계좌 수가 100만개를 넘어섰다.

그 다음으로 나올 준비를 하고 있는 MTS가 바로 ‘바닐라’다. 프로젝트바닐라가 내세우는 바닐라 MTS의 장점도 ‘편리함’이었다.

프로젝트바닐라 관계자는 “바닐라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증권사와 투자자 사이의 중간역할”이라며 “타 증권사들과 달리 바닐라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기존 계좌가 있으면 따로 계좌개설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바닐라가 주 타깃으로 하는 세대는 2030세대 등 초보투자자”라며 “따라서 고위험군인 선물, 옵션 등은 취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주린이만을 위한 MTS가 아닌 주린이도 할 수 있는 ‘모두를 위한 MTS’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은 해당 플랫폼이 아직까지 우리나라에 없었던 만큼 획기적이라는 반응이다.

개인투자자 A씨는 “해당 MTS가 미국의 로빈후드를 벤치마킹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우리나라에 없던 서비스인 만큼 관심이 가는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투자자 B씨도 “우리 같은 초보투자자에게 직관적인 MTS의 등장은 좋은 소식”이라며 “나오면 사용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해당 서비스와 관련해 몇 가지를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조혜진 인천대학교 글로벌정경대학 교수는 “바닐라와 같은 플랫폼이 처음 출시될 때 가장 중요한 건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소재’가 어디에 있는지 확실히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제일 좋겠지만 만약 금융거래와 관련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소재가 명확하지 않으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도 “바닐라가 미국의 로빈후드를 벤치마킹한다고 들었는데 로빈후드는 증권 중개 면허를 가지고 있는 플랫폼인 반면 바닐라는 증권 중개 면허 없이 증권사와 개인을 이어주는 다리역할만을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즉 기존 개인-증권사-주식의 세 단계가 개인-바닐라-증권사-주식의 네 단계로 늘어나는 것”이라며 “만약 금융 거래 관련 문제가 생기면 책임소재를 따지기가 애매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내달 중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는 MTS '바닐라‘는 출범 이후 당분간은 KB증권 고객만 이용 가능하며 이후 점차적으로 그 범위를 늘려갈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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