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25 키운 FF, ‘남혐’ 사태에 쓰레기행..줄줄이 나오는 폐기에 점주 ‘뿔났다’

김성아 기자 승인 2021.05.06 15:01 의견 4
일본 불매운동 포스터를 패러디한 GS25 불매운동 포스터 [자료=온라인 커뮤니티]

[한국정경신문=김성아 기자] GS25 ‘남혐(남성혐오)’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조짐에 그쳤던 불매운동은 현실로 드러나기 시작했고 가맹점주들은 단체행동에 나설 각오까지 하고 있다.

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GS25 가맹점주들은 1일 불거진 남혐 사태가 매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점주들은 “FF(Fresh Food) 폐기량이 확실히 늘었다”며 “하루 종일 도시락이 하나도 안 나가더라”라고 하소연했다.

GS25는 지난 1일 가정의 달을 맞아 공개한 캠핑 음식 포스터에서 일부 커뮤니티에서 사용하는 남성 비하 손모양과 유사한 이미지를 사용해 대중의 뭇매를 맞았다. 사용된 영어 문구 또한 해당 커뮤니티를 뜻하는 ‘메갈(megal)’이라는 단어와 연결고리가 발견되며 논란은 더욱 가중됐다.

GS25는 다음날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고 상황 진화에 나섰지만 뿔이 난 대중들은 이미 ‘불매운동’ 분위기를 조성한 후였다.

일부 점포에서는 불매운동의 여파에 실제로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편의점 점주들이 자주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 점주는 “사건이 있고나서 방문하는 손님도 매출도 절반으로 떨어졌다”라고 말했다.

GS25 FF 폐기량 증가에 대한 점주 게시글 [자료=온라인 커뮤니티]

특히 FF 폐기량이 크게 늘었다는 후문이다. FF는 삼각김밥·도시락 등을 포함한 여러 간편식 등 편의점에서 파는 신선식품류를 일컫는다. FF는 대개 유통기한이 짧기 때문에 하루 이틀이면 바로 폐기해야해 매출에 그 영향이 바로 드러난다.

서대문구에서 GS25를 운영하고 있는 한 점주는 “이번주 폐기물량이 전주보다 눈에 띄게 늘었다”며 “당장 점포가 휘청할 정도로 매출에 타격이 있지는 않지만 본사의 잘못으로 가맹점주가 피해를 보는 상황이 억울하다”라고 말했다.

FF 상품군 자체가 담배나 음료 상품 등에 비해 매출 비중이 크진 않지만 영향이 눈에 바로 보인다는 것.

GS25는 다른 편의점보다 FF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GS25의 FF는 맛과 용량 모두에서 가성비가 좋다는 평가를 받으며 ‘혜자템’으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수요도 높지만 공급도 높았다. FF 상품 자체가 마진율이 높기 때문에 GS25는 2015년부터 폐기 비용 등을 지원하면서 FF 상품군 유치를 장려했다.이에 지난해 기준 GS25의 FF상품 매출 비중은 다른 편의점 대비 2%p가량 높다는 증권가 분석도 있었다. 이런 FF 상품의 인기는 GS25를 점포당 매출 업계 1위로 올리는 데 한 몫 했다.

하지만 이번과 같이 예견하지 못한 돌발 사태에는 효자 상품이던 FF 상품이 점주들에게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불매운동으로 인해 이미 발주된 물량은 폐기해야 하고 그렇다고 FF상품 자체를 아예 발주하지 않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 일부 가맹점주들은 단체행동을 예고하기도 했다. 한 점주는 지난 3일 법무법인을 선임해 200명의 점주들을 모아 매출하락분 자료 등을 근거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나섰다.

GS25도 바로 다음날인 4일 조윤성 사장까지 나서며 사태 진화에 열을 올렸다. 조윤성 GS25 사장은 “저를 포함한 관련자 모두 철저한 경위를 조사하고 사규에 따라 합당한 조치를 받도록 하겠다”며 “경영주님들께 머리 숙여 사과말씀 드린다”고 경영주들에 사과문을 냈다.

또 일파만파 불어나고 있는 남혐 의혹에는 허위사실 유포로 적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집단행동을 예고한 가맹점주는 “본부가 조속히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제대로 공식사과를 한다면 여론도 회복될 것이고 저희 또한 집단소송을 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라며 사태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취했다. 다른 가맹점주들도 일단은 본사를 믿고 기다려본다는 분위기다.

GS25 관계자는 “현재 내부 조사를 통해 경위를 확실하게 파악하고 있는 단계다”라며 “추후 조치는 내부적인 조사를 마친 후 결정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