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알콜’맥주 시장 커진다..건강 챙기며 맥주 즐기는 Z세대 저격

-Z세대 86%, 음주 시 알코올 아닌 분위기 즐겨
-전 세계 논알콜 음료 시장, 연평균 23.1% 성장세
-국내 논알콜 주류시장, 국내외 맥주업체 간 경쟁 치열

김제영 기자 승인 2021.04.21 14:12 의견 0
맥주 [자료=픽사베이]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국내 음주문화가 변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건강을 챙기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모임과 회식의 간소화와 워라벨을 중시하는 문화도 영향을 미쳤다. 취하기 위한 음주가 아닌 ‘즐기기 위한 음주’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그중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맥주 수요가 눈에 띈다. 특히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논알콜’ 맥주가 인기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 조사 결과 Z세대의 86%가 음주를 고려할 때 정신적 건강을 중시한다. 건강과 웰빙을 챙기는 소비자들은 맥주의 맛은 즐기지만 알코올의 취기는 기피하는 것이다. 술을 기분으로 마시는 트렌드는 서양국가에 먼저 자리 잡힌 문화다.

선진국 음주성향 조사 등에서 각 국가의 무알콜·논알콜 음료는 지난해 기준 전체 음료 시장의 평균 10%대를 차지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전 세계 논알콜 음료시장은 2024년까지 연평균 23.1% 성장할 전망이다.

이에 국내 논알콜 주류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국내 주세법상 알코올 함량 1% 미만과 전혀 없는 경우 각각 논알콜(또는 비알콜)과 무알콜로 구분된다. 법적으로 ‘비알콜성 성인음료’에 해당한다. 비알콜성 성인음료는 주세가 붙지 않아 일반 주류에 비해 가격은 절반가량이다. 온라인 주문도 가능하다. 최근 온라인 유통판로가 점차 확대되면서 논알콜 시장은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여름 성수기를 앞둔 만큼 주류업계 간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특히 기존 국내 주류시장에 해외 맥주업체들이 뛰어들면서 논알콜 맥주 경쟁은 더 팽팽해질 전망이다.

(왼쪽부터) 하이트제로0.00,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 카스0.0 [자료=각 사]

■ 국내 주류업체, 논알콜 맥주 시장 경쟁 ‘후끈’

하이트진로음료는 2012년 국내 처음 논알콜 맥주 ‘하이트제로0.00’를 선보였다. 올해는 무알콜 음료로 전면 리뉴얼했다. 차별화 포인트는 ‘올 프리(All Free)’다. 알코올 제로는 물론 칼로리(100ml당 4kcal 미만 시 무칼로리)와 당류도 제로다. 하이트제로0.00은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 6000만캔을 돌파해 지난해 연 매출액은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하이트진로음료는 올해 국내 최초 진짜 무알콜 0.00%을 강조할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는 2017년 무알콜 음료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로 하이트진로음료의 뒤를 추격했다.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는 비발효 제조공법으로 만들어 알코올 함유량 0.00%와 당류 0g인저칼로리 음료다. 알코올 대신 원재료에 함유된 맥주향과 호프 등으로 맥주와 유사한 맛을 구현했다. 지난해 매출은 2019년 대비 70% 증가했다. 올해 1분기 매출도 전년 동기대비 50%가량 늘었다.

오비맥주는 국내 주류업체 중 가장 늦게 논알콜 맥주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해 10월 ‘카스0.0’를 출시했다. 카스0.0은 기존 맥주와 같은 원료를 이용해 동일한 발효‧숙성 과정을 거친다. 마지막 여과 단계에서 스마트 분리공법으로 알코올만 제거해 맥주 맛을 그대로 유지한다. 도수는 0.05% 미만이다. 판매 시작 당시 일주일 만에 초도 물량 5282박스 완판을 기록했다.

(왼쪽부터) 칭따오 논알콜릭, 하이네켄 0.0 [자료=각 사]

■ 해외 주류업체, 줄줄이 국내 논알콜 시장에 동참

한국 논알콜 맥주시장이 성장하자 해외 주류업체들도 앞 다퉈 국내 시장에 진입했다. 칭따오는 지난해 6월 ‘칭따오 논알콜릭’ 출시해 승승장구 중이다. 칭따오 논알콜릭의 올해 1분기 판매량이 직전 분기 대비 52% 상승했다. 그중 온라인 채널 판매량은 직전 분기 대비 97% 증가했다.

칭따오 관계자는 “연말연초 금주 및 절주 다짐을 하는 사람들과 홈술족이 늘면서 논알콜 맥주 수요가 늘었다”며 “앞으로도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가 늘어 논알콜·무알콜 시장이 더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하이네켄은 ‘하이네켄 0.0’을 출시하며 다음 달부터 국내 논알콜 맥주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하이네켄 0.0은 전 세계 주류업계의 논알콜 맥주 시장에서 현재 1위다. 알코올 도수는 0.03% 미만이다. 0.03% 미만 극소량의 알코올은 공정 과정에서 자연 발생하는 수준이다.

하이네켄 코리아 박지원 마케팅상무는 “소비자들이 일상 속에서 맥주를 마실 수 없거나 마시지 못했던 다양한 순간에 맥주 맛은 그대로 즐기되 알코올과 칼로리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논알콜 맥주를 출시했다”며 “균형 잡힌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문화적 트렌드에 맞춰 그에 맞는 제품들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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