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취임 1주일 만에..재건축 단지 ‘들썩’

오수진 기자 승인 2021.04.18 13:08 의견 0
재건축 기대감 오르는 잠실주공5단지.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오수진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 1주일 만에 고민이 깊어진다. 급등을 멈췄던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다시 부동산이 들썩이고 있다.

1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맷값은 4월 첫째 주 0.05%에서 둘째 주 0.07%로 상승 폭이 커졌다.

서울 아파트값은 2월 첫째 주(0.10%) 이후 꾸준히 상승 폭이 축소되며 4월 첫째 주 0.05%까지 낮아졌는데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인 둘째 주 조사에서 10주 만에 다시 상승 폭을 키웠다.

오세훈 시장은 “취임 1주일 안에 재건축 규제를 풀겠다”며 부동산 규제 완화를 공약했다. 이 기대감에 강남, 목동, 여의도 등의 재건축 아파트값이 최고 2억∼3억원씩 오르고 집주인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등 과열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다.

이 같은 과열 양상에 오세훈 시장은 우려를 표하고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세가 일반 단지로 옮겨붙을지, 아니면 일시적 기대감에 그치고 점차 잦아들지 주목된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 16일 주택건축본부 보고 자리에서 “주택공급 속도가 중요하고 앞으로 그 방향으로 가겠지만 가격 안정화를 위한 예방책이 선행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주요 재건축 단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즉시 검토하라”주문한 바 있다.

가격 상승은 재건축 단지가 있는 지역이 이끌었다. 노원구가 지난주 0.09%에서 이번 주 0.17%로 상승률이 2배 가까이 뛴 것을 비롯해 송파구(0.10%→0.12%)와 강남·서초구(0.08%→0.10%) 등 강남3구와 양천구(0.07%→0.08%), 영등포구(0.04%→0.07%)가 상승을 견인했다.

이들 6곳은 모두 재건축 추진 기대감이 큰 단지가 있는 지역이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세 부담 강화와 2·4 주택 공급대책 영향 등으로 서울 전체적으로 관망세가 이어졌으나 강남권과 노원, 영등포 등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하며 전체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등 재건축 단지들은 이미 작년 말부터 조합설립 추진에 속도를 내면서 가격도 함께 올랐지만 오 시장 당선으로 인해 규제 완화 기대감이 더해져 가격 상승 속도에 탄력이 붙었다.

국토교통부 부동산 실거래정보에 따르면 조합설립 인가를 앞둔 압구정3구역 현대4차 전용면적 117.9㎡는 이달 13일 41억7500만원(4층)에 신고가로 거래되며 두 달 전 최고가인 40억3000만원(3층)보다 1억4500만원 더 올랐다.

지난 5일에는 현대7차 전용 245.2㎡가 6개월 전 67억원(9층)보다 13억원 오른 80억원(11층)에 거래되면서 올해 전국에서 팔린 아파트 중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압구정 집값 상승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이 거래는 오세훈 시장도 취임 후 주택건축본부로부터 현안을 보고 받는 자리에서 언급하며 우려를 표한 바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오 시장 당선 직후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재건축 아파트값이 단기간에 급등하는 양상”이라며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이미 집값이 많이 오른 상태인데다 서울시가 얼마나 재건축 규제를 풀 수 있을지도 유동적이기 때문에 급등세가 꺾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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