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된 마당, 묻고 따질 시간 없어"..생보사 동아줄 된 유병자 시장

"보장 사각지대 해소 및 포화시장 돌파구"
교보·한화생명 등 가입 문턱 낮춰 출시

이정화 기자 승인 2021.04.16 11:56 의견 0
[자료=게티이미지뱅크]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생명보험사들이 '유병자 시장' 공략에 한창이다.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포화된 국내 보험시장에서 동아줄 역할을 톡톡히 해낼지 관심이 모인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지난 12일 고령자와 유병자도 쉽게 맞춤형 보장을 준비할 수 있는 '(무)교보간편가입건강보험'을 출시했다.

유병자 보험이란 나이가 많거나 병력으로 가입이 어려웠던 보험 사각지대 계층의 가입 문턱을 크게 낮춘 상품이다. 주로 병력에 대해 묻고 따지는 절차를 대폭 줄이는 등 심사 과정을 간소화 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가입 절차를 선호하는 유병자 고객 특성에 부합하기도 한다.

교보생명이 앞서 출시한 상품 역시 경증질환이나 과거 병력이 있어도 3개 사항에 해당되지 않으면 80세까지 가입할 수 있다. 해당 사항은 ▲최근 3개월 내 입원·수술·추가검사 필요 소견 ▲최근 2년 내 질병·사고로 인한 입원·수술 ▲최근 5년 내 암·간경화·파킨슨병·루게릭병·투석중인 만성신장질환으로 인한 진단·입원·수술 등이다.

한화생명은 지난달 25일 업계 최초로 두 가지 질문만 거치면 유병자와 고령자도 가입할 수 있는 '초간편가입 종신보험'을 내놨다.

이 상품은 ▲3개월내 입원·수술·추가검사(재검사) 필요 소견 ▲5년이내 암·협심증·심근경색·뇌졸중 진단 등 두 가지 질문만 통과하면 가입이 가능하다. 기존 간편가입 종신보험의 3가지 질문 중 ‘2년이내 입원·수술’을 제외한 것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최근 간편가입 상품에 대한 유병자와 고령자의 보험가입 건수가 꾸준히 늘고 있는 가운데 간편가입에도 가입이 어려운 고객을 위해 초간편가입 종신보험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한 가지 질문만 충족해도 가입할 수 있는 유병자 보험도 등장했다. ABL생명의 '하나만 묻는 (무)ABL간편가입건강보험(갱신형)'은 최고 80세 고령자와 유병자도 질문 1개에 대한 답변 만으로 가입 가능하다.

이 상품은 1종 초간편심사형과 2종 일반심사형으로 구성됐다. 초간편심사형은 최근 5년 이내 암, 제자리암, 간경화로 진단·입원·수술한 이력이 없어야 가입할 수 있다.

업계는 유병자 시장이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처라는 입장이다. 이미 보험 게약 건수가 전체적으로 줄어드는 추세에 유병자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새 시장이라는 이유에서다.

한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고령화와 시장 포화상태에서 유병자 고객은 새로운 탈출구"라며 "생보사들이 고객 저변을 넓히는 측면에서 접근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고 물론 유병자 보험의 리스크를 퇴치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강구하면서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그간 보험 사각지대에 놓였던 유병자의 상품 선택 폭을 넓히고 보험서비스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고령화가 심해지는 사회 변화에 맞춰 보험사도 상품 구조 변화를 꾀하는 흐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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