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이베이 인수 실탄 없나..빚 갚느라 ‘6000억’ 사채 발행

2015년 이후 사상 최대규모..6000억 무보증 사채
이마트 관계자 "채무상환·운영자금 조달 목적"
재무 리스크 업고 ‘공격투자’ 행보 지속한다

김성아 기자 승인 2021.04.12 14:28 의견 0
이마트 로고 [자료=이마트]

[한국정경신문=김성아 기자]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위한 실탄 확보는커녕 채무 상환과 대금 지급을 위한 현금도 사채로 조달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12일 공시에 따르면 이마트는 6000억원에 달하는 무보증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납입기일은 15일으로 한국투자증권, KB증권, SK증권, 하나금융투자, 한화투자증권 등이 인수자다.

이번 무보증사채 발행 목적은 채무상환 및 운영자금 조달이다. 6000억원 가운데 1800억원은 채무상환에 2965억원가량은 삼성전자, 동서식품 등 863개 업체에 대한 상품대금 지급에 사용한다.

주목해야 할 점은 이번 사채 발행 규모가 지난 2015년 1월 발행한 5000억원 사채 발행 기록을 갈아 치울 만큼 ‘최대’ 규모라는 점이다.

이와 같은 대규모 사채 발행은 최근 이마트가 보여주고 있는 광폭행보에 반(反)하는 현실이다. 이마트는 지난 1월 SK텔레콤으로부터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 지분을 1000억원에 인수했다. 인수가가 5조원대에 달하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도 욕심내고 있다.

소비자 확보를 위해 지난 8일부터는 최저가 보상제를 실시하기도 했다. 다른 업체와 비교했을 때 이마트 상품이 더 비싸면 차액을 적립해 주는 방식이다. 비교 업체는 쿠팡, 홈플러스몰, 롯데마트몰 등 온라인 몰이다. 온라인보다 싼 오프라인 점포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온라인몰이 오프라인 점포에 비해 제반비용, 유통단계 최소화로 원가 절감에 탁월한 탓에 이마트 측이 대규모 마케팅 비용을 감수해야 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이베이코리아 인수도 현 상황으로는 그룹 차원의 도움이 없으면 불가능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사채 발행은 '하이 리턴'을 위한 리스크 감수로 분석된다. 2년전 이마트는 회사채 등급이 AA+에서 AA0로 떨어지면서 이율이 더 높아졌다. 이번 사채는 무보증사채로 일반적인 보증사채보다 이자율이 더 높다. 높은 이자를 지불하면서까지 사채를 발행한 것은 재무적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지속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격변하는 유통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공격적인 투자를 통한 미래 먹거리 확보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마트는 지난해 다양한 분야로 이어지는 투자 행보로 쿠팡, 네이버로 재편되고 있는 유통업계에서 업계 선두 자리를 지켜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부터 2023년까지 3년간 스타필드, 트레이더스, SSG닷컴 등에 3조5000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프라인 점포의 경우 SSG닷컴과 연계한 PP센터(피킹&패킹센터)설치 점포를 늘려 쿠팡, 네이버 등과 겨룰 수 있는 온·오프라인 합작 유통 서비스를 확보할 예정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번 사채 발행 자체가 투자를 위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라며 “하지만 이마트가 올해를 기점으로 오프라인 유통의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할 계획인 것은 맞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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