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비비고 김치’ 베트남 현지화 전략 적중..전년 대비 25% 성장

김형규 기자 승인 2021.03.08 11:05 의견 0
베트남 소비자가 매장 내에서 비비고 김치를 고르고 있다 [자료=CJ제일제당]

[한국정경신문=김형규 기자] CJ제일제당이 비비고 김치의 현지화 전략을 앞세워 베트남 김치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김치가 지난해 베트남 시장에서 전년 대비 25% 성장한 약 1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8일 밝혔다. 최근 3년간(’18~’20) 비비고 김치의 베트남 김치시장 점유율은 50% 이상으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16년 베트남 김치시장에 진출했다. 올해로 6년째 ‘비비고 김치’를 현지에서 생산해오고 있다. 2015년 100억원 수준이던 베트남 김치시장은 CJ제일제당 진출 후 꾸준히 성장해 지난해 260억원 규모로 3배 가까이 커졌다. 최근 3개년 평균 30% 이상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베트남의 가공식품 시장 성숙도를 고려하면 김치 시장 규모와 성장세는 높은 수준이다. 비비고 김치는 빅씨마트, 코옵마트, 메트로 등 대형마트를 비롯, 베트남 전역 4300여 개 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다.

비비고 김치의 성공 비결은 ‘한국 발효기술 기반의 현지화’ 전략이다. 베트남은 베트남식 젓갈 등 발효식품과 절임채소 문화권이라 김치 자체는 현지인에게 거부감이 적은 편이다. 그러나 기존에 베트남에서 판매됐던 김치는 지나치게 달고 액젓 맛과 향이 강해 ‘한국 김치’가 아닌, 말 그대로 ‘무늬만 김치’였다.

CJ제일제당은 재료나 담그는 법 등 한식 김치의 본질은 지키면서 소비자 입맛에 맞게 현지화했다. 우선 김치의 맵고 자극적인 맛을 연상시키는 빨간 색감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기 위해 매운 정도를 조정했다. 또 ‘비비고 썰은 김치’를 주력으로 하되 현지인에게 익숙한 향신채소인 고수를 넣은 ‘고수김치’, 종교적 신념으로 동물성 식재료를 먹지 않는 소비자를 위해 젓갈을 넣지 않은 ‘베지테리언(Vegetarian; 채식주의자) 김치’ 등도 내놓았다.

‘K-김치’라는 한국 정통성을 강조하며 제품 신뢰도에 중점을 둔 마케팅 활동도 주효했다. 현지 소비자 조사 결과, 베트남의 김치 소비자는 ‘품질 안전’과 ‘좋은 원재료’를 가장 우선시했다. 이에 한국 대표 식품기업의 한식 브랜드 ‘비비고 김치’임을 강조하며 소비자 신뢰를 쌓는 데 중점을 뒀다. 또한 좋은 원재료로 언제나 신선한 맛을 내고 한국 김치만의 자연발효 과정으로 보다 건강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적극적으로 알렸다.

현재 베트남 시장은 한국 문화에 관심 많은 20∼30대 젊은 층의 인구 비중이 높다. 또한 건강과 웰빙 트렌드가 급부상 중이다. 김치 문화 확산에 따라 김치가 밥에 곁들이는 반찬(사이드 디쉬)의 역할을 넘어 20∼30대는 면 요리 등의 토핑용으로, 40대 이상은 볶음요리나 국물요리 ‘러우’의 재료 등으로 활용도가 확장되는 추세다. 향후 ‘비비고 김치’의 성장이 더욱 기대되는 대목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동남아에서 김치 시장 규모가 가장 큰 베트남에서의 성과는 ‘K-김치’ 글로벌 확대의 초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CJ의 차별화된 패키징 기술 등이 담긴 ‘비비고 단지김치’를 앞세워 베트남 등 글로벌 시장에서 ‘K-푸드’ 확산을 가속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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