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구멍하게보다 못한" 한국화이자제약..제품관리 부실에 채용갑질 성추문까지

정창규 기자 승인 2018.07.25 11:44 의견 5
한국화이자제약 홈페이지 캡쳐

[한국정경신문=정창규 기자] 성추행·국부유출·허술한 제품 관리능력 등 연이은 악재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로 유명한 한국화이자제약(오동욱 대표이사)이 이번에는 ‘채용 갑질’ 논란에 쌓였다.

한국화이자제약은 세계 최대의 다국적 제약회사의 하나인 화이자의 한국법인이다. 앞서 한국화이자제약은 십수년간 지속적으로 사내에서 발생한 성추행 사건을  별 다른 징계 없이 처리해 논란에 휩싸이며 인사 시스템의 헛점을 보인터라 이번에는 논란을 피해가기는 어려울것으로 보인다.

2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한국화이자제약은 영업부(PEH-Sales Representative) 경력 정규직 직원을 채용하기 위해 지난 9일까지 지원 서류 접수를 받아 서류 통과자 61명에게 면접 일정을 공지했다. 하지만 다음날인 13일 무슨이유에서인지 서류 합격자들에게 돌연 채용을 취소했다. 한국화이자제약은 당초 17명을 채용할 계획이었다.

문제는 채용 중단 통보를 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이기업은 서류통과자 61명에게 채용 취소와 관련, 그 배경에 대한 자세한 설명 없이 이메일로만 전달했다. 인사팀과의 인터뷰 날짜까지 확정 받은 지원자들은 채용중단 통보를 받고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 서류 합격자 61명 이메일로 돌연 채용 취소 통보해 ‘채용갑질’ 논란 불거져

한 지원자는 "전화 통화도 아닌 이메일로 '채용 절차 취소' 내용이 통보했다"며 "구멍가게에서도 그렇게 사람을 함부로 뽑지는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내정자가 이미 있어 갑자기 채용을 취소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한 노무사는 “일방적인 채용 취소 통보에 대해서 고용노동부에 법 위반으로 신고할 수 있다”며 “만약 부당해고가 성립된다면 이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화이자제약 담당자는 현재까지도 채용 중단 배경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화이자제약의 경우 해외 본사의 지침에 일일이 따르다 보니 국내토종기업들의 빠른 속도와 유연한 인력 활용을 따라갈 수 없다는게 현실이다고 입을 모은다.

이 회사의 허술한 인사 검증 시스템은 작년 연말 미투운동으로 번지기도 했다.

◆ 성추행 파문 일자 징계없이 처리…‘남녀고용평등’ 대통령 표창 받아

한 여직원이 커뮤니티 게시판에 남성 상사로부터 십여 년간 성추행을 당했다고 공개했지만 별 다른 징계 없이 처리해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기업은 남녀고용평등 우수기업으로 대통령 표창까지 받은 전적이 드러나면서 기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들끊었다.

이에 대해 한국화이자제약 담당자는 “특별히 할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또 이기업은 고배당 정책으로 인해 '국부유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곳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한국화이자제약의 당기순이익은 473억원이다. 하지만 이보다 많은 797억원을 배당했다. 배당 성향 168.7%에 이른다. 

◆ 고배당 정책 ‘국부유출’ 논란…시설확충이나 고용 등 사회적 책임 소극적 

이와는 반대로 시설확충이나 고용 등 사업 확장을 위한 재투자, 기부금 등 기업에 요구되는 사회적 책임 이행 등에 다소 소극적인 행태를 보여 우리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또 지난 6월에는 통증·간질치료제 리리카캡슐에 사용되는 ‘프레가발린’ 제제가 미국 FDA로부터 안전성 정보 재검토 대상에 오르면서 부작용과 주의사항이 다수 추가돼 약품에 대한 안정성 신뢰 마저 흔들리고 있다. 리리카캡슐은 연간 6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화이자의 초대형 품목이다. 화이자는 식약처의 허가 사항 변경으로 매출이 줄지는 않을지 노심초사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에 지난 18일 한국화이자제약은 캡슐이 아닌 '리리카' 서방정 82.5mg과 165mg, 330mg에 대한 판매 허가를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획득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 됐다.

리리카 서방정 165mg, 330mg(사진 위) 리리카 캡슐(사진 아래)(사진=한국화이자제약)

한국화이자제약이 허술한 제품 관리는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이때문에 약국가에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

◆ 허술한 제품 관리능력… 행정처분 연이은 악재에 신뢰회복 시급

지난해에는 ‘자낙스정 0.25mg’ 제품에 자진회수를 결정하기도 했다. 회수대상은 제조번호 ▲J07473 ▲J38010 ▲J92537 ▲J34965 등 4개 제품이었다. 당시 한국화이자제약은 제품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지만 자체 실시한 시험에서 알프라졸람의 효능이 사용 전 감소할 가능성이 확인됐다고 해명했다. 이 제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행정처분을 받은 바 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수입 업무정지 1개월이 처분된 것이다. 위반내용은 ‘자사 기준서 미준수’였다.

앞서 지난 2016년 5월에는 금연치료보조제 ‘챔픽스’ 일부 제품이 출하 과정에서 정제가 깨진 채로 그대로 출고되기도 했다. 당시 자사 작성 기준서인 ‘제품 및 포장재 합격 조치 규정’에 따른 출하 승인 기준에 적합하지 않은 제품임에도 유통시켰다는 지적이다. 이어 8월에는 표시기재 사항이 잘못된 ‘카듀엣 10/20mg’ 제품을 리콜하기도 했다. ‘파란색’으로 표기해야 하는 용기 제품 성상이 ‘흰색’으로 표기된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화이자제약의 잇따른 제품 품질 논란과 헛술한 인사 검증 시스템으로 인해 국내서 신뢰를 읽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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