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호황에도 인력 감축..합병 이후 234명 아웃

조승예 기자 승인 2021.01.14 15:25 의견 0
KB증권 본사 전경 [자료=KB증권]

[한국정경신문=조승예 기자] 현대증권과 통합 이후 인력을 줄여왔던 KB증권이 새해부터 희망퇴직에 나섰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호실적을 거둔 만큼 더 좋은 조건을 내걸어 인력 감축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지난 11일까지 1978년 12월 31일 이전 출생한 정규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퇴직자에게는 최대 34개월치 월급과 생활지원금 5000만원을 지급한다.

이번 희망퇴직은 2017년 현대증권과 합병 이후 2018년에 이어 두 번째다.

2018년에는 1975년생(만43세), 45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희망퇴직금은 근속 연수에 따라 최대 31개월치 월급과 생활지원금 등 3000만원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당시 60여명이 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KB증권은 합병 당시 노조의 반발 등으로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지 못했지만 통합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인력을 줄여왔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KB증권 임직원수는 2017년 12월 말 기준 3012명에서 2018년 2980명으로 32명 감소했다. 2019년에는 55명 감소한 2925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 기준 2778명으로 2017년 대비 7.8%(234명) 줄었다.

KB증권의 임직원수는 미래에셋대우(4056명), NH투자증권(3004명), 한국투자증권(2841명)에 이어 업계 4위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KB증권이 합병으로 인력 조정 필요성이 거론됐지만 노조 등을 의식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에 내놓은 희망퇴직 조건도 좋은 편이라 노사의 합의가 잘 이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동학개미' 열풍으로 증시 호황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희망퇴직을 진행하는데 부담이 덜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KB증권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4555억원으로 전년 동기 3064억원 대비 48.7% 급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987억원으로 전년 동기 2550억원 대비 17.1% 늘었다. 영업수익은 7조7641억원으로 전년 동기 6조3340억원에 비해 22.6% 증가했다.

사업 부문별로 자산관리(WM) 부문에서 개인 거래 대금이 증가하고 신규 고객 유입이 늘면서 브로커리지 수익이 늘어난 영향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업황이 좋은 시기에 퇴직 신청을 받는게 회사나 직원 입장에서 덜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회사 입장에서는 변화하는 금융 시장 환경에 대비해 인력구조 재편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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