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알렉산드로스가 세웠다고?" 고고학자 곽민수, 설민석 방송 비판

이상훈 기자 승인 2020.12.20 11:34 의견 0
곽민수 소장이 tvN 예능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의 내용 오류에 대해 SNS에 글을 남겼다. [자료=곽민수 소장 SNS]

[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지난 19일 방송된 tvN 예능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이집트 클레오파트라 강의 편에서 국내 유일 고고학자로 알려진 곽민수 소장이 내용 오류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곽 소장은 20일 자신의 SNS를 통해 "역시 걱정했던 대로 사실관계가 틀린 내용이 차곡차곡 쌓여간다. 사실관계 자체가 틀린 것이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언급하기가 힘들 지경이다. 지도도 다 틀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프톨레마이오스 2세 때 세워졌다는 것이 정설이라며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알렉산드로스가 세웠다는 말이나 프톨레마이오스-클레오파트라 같은 이름이 무슨 성이나 칭호라며 '단군'이라는 칭호와 비교한다던가 하는 것들은 정말 황당한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VENI VIDI VICI)'를 이집트에서 로마로 돌아가서 말했다고 한 것 정도는 그냥 애교 수준"이라며 "정확히는 파르나케스 2세가 이끌던 폰토스 왕국군을 젤라 전투에서 제압한 뒤 로마로 귀국해서 거행한 개선식에서 한 말"이라고 부연했다.

곽 소장은 "재미있게 '역사 이야기'를 한다고 사실로 확인된 것과 그냥 풍문으로 떠도는 가십거리를 섞어서 말하는 것에 저는 정말 큰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말하며 "설민석이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그 문재의식의 극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곽 소장은 "'역사적 사실'과 풍문을 함께 이야기를 하는 것은 역사 이야기를 할 때 관심을 끌기에 분명히 좋은 전략이지만, 하고자 하는 것이 그냥 '구라 풀기'가 아니다"면서 "'역사 이야기'라면 그 두 가지를 분명하게 구분해서 이것은 사실이고, 이것은 풍문이다라는 것을 분명하게 언급해줘야 한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곽 소장은 SNS 말미에 방송에 대해 자문했던 사실도 언급했다. 그는 "제가 자문한 내용은 잘 반영이 안 되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냥 보지 마세요"라고 프로그램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직접적으로 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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