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공작원 유인 누명 썼던 수지김 사건, 살해범 前남편 거짓말

정성연 기자 승인 2020.09.18 00:03 | 최종 수정 2020.09.18 00:25 의견 0
출처=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이야기'


수지김의 안타까운 죽음이 지상파에서 다뤄졌다.

17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제작진은 수지김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사건의 시작은 윤씨와 아내 수지김이 홍콩의 한 침사추이 아파트에서 우연하게 만나 사랑에 빠졌고 만난지 한달 만에 결혼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두명의 남성이 아내를 찾아왔다. 이들은 “배반하면 죽이겠다”며 아내를 협박했다고. 곧 방에서 나온 아내는 남편 윤씨에게 느닷없이 심부름을 부탁했다. 슈퍼에서 돌아왔지만 집안은 텅 비어있었고 밤새도록 기다렸지만 아내는 돌아오지 않았다.

싱가포르에 아내가 있다는 말에 비행기에 올라탔고 공항에서 윤씨 이름이 적힌 피켓을 든 의문의 여인이 쪽지를 한 장 내밀었다. 적힌 주소는 북한대사관이었다. 아내를 찾기 위해 북한대사관에 진입한 그는 “부인을 만나려면 윤 선생이 평양에 가야한다”는 말을 들었고 정치적 망명에 대한 동기까지 전달받았다.

이후 홍콩경찰로부터 걸려온 전화에서 “옆집에서 악취가 난다. 시체 썩는 냄새 같다”란 신고를 받았다. 알고 보니 윤씨의 아내가 안방 침대에 원피스 차림으로 매트리스 밑에 매장돼 있었다.

남편을 북한공작원에게 유인했다는 간첩 누명을 썼던 수지김은 뒤늦게 남편 윤씨로부터 살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8년 대법원은 간첩 누명을 씌우고 은폐 조작한 장세동 전 국가안전기획부장에게 9억 여원, 살해범 전 남편 윤씨에게 4억5000만원을 김씨 유족에게 지급하라고 밝혔다.

윤씨는 1987년 1월3일 홍콩에서 아내 수지 김(김옥분)씨를 살해한 뒤 싱가포르 주재 북한대사관을 통해 월북을 기도하다 실패하고, 안기부로 신병이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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