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중저가 전세 급감..4억원 이하 거래비중 52.7%

이혜선 기자 승인 2020.08.10 09:22 의견 0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대별 거래 비중 (자료=직방)

[한국정경신문=이혜선 기자] 서울 아파트 중저가 전세 거래가 빠르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직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 가운데 4억원 이하 비중은 52.7%로 조사돼 지난 2011년 89.7%, 2016년 64.1%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 2억 초과~4억 이하 39.0%..2억 이하는 13.7% 불과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대별 거래비중은 2억원 이하 13.7%, 2억원 초과~4억원 이하 39.0%, 4억원 초과~6억원 이하 29.1%, 6억원 초과~9억원 이하 13.2%, 9억원 초과 5.1%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대별 거래 평균 전용면적은 꾸준히 축소되고 있다. 지난 2011년은 전세보증금 2억원 이상~4억원 초과 가격대에서 평균 전용면적 86.0㎡ 거래가 이뤄지면서 국민주택 규모 이상이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는 6억원 초과~9억원 이하 가격대에서 평균 전용면적 94.3㎡로 국민주택 규모 이상으로 나타났다.

모든 전세가격대별에서 준공연한은 더 노후화되고 있다. 특히 9억원 초과 전세의 경우 2011년 평균 준공연한이 5.2년이었다. 새 아파트가 노후 아파트에 비해 높은 전세가를 형성한 것이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15.1년으로 준공연한이 10년 가까이 늘어났다. 신축 여부와 상관없이 전반적으로 전세가격 수준이 높아졌다.

거래 권역별로 분석한 결과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서는 4억원 이하의 중저가 전세거래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전세가격이 저렴한 노원·도봉·강북과 금천·관악·구로는 4억원 이하 전세거래 비중이 늘었다.

4억원 이하 아파트 전세거래 평균 전용면적은 올해 상반기 금천·관악·구로가 64.1㎡로 가장 넓었다. 노원·도봉·강북은 59.8㎡로 나타났다.

■ 노원·도봉·강북구, 준공연한 26.0년..재건축에 육박

지난 2011년 기준 준공연한은 강남3구를 제외하고는 모두 20년 미만이었다. 금천·관악·구로는 10.9년으로 준공연한이 가장 짧았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는 '그 외 서울' 권역만 19.2년으로 준공연한 20년 이하로 나타났으며 다른 권역은 준공연한이 평균 20년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노원·도봉·강북은 26.0년으로 재건축연한에 거의 육박한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의 특성을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최근 9년 반 동안 가격상승에 비해 거주 여건은 더 열악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2011~2016년까지 4억원 이하의 중저가 전세 아파트의 감소와 전용면적의 축소 등이 가파르게 진행된 반면 2017년 이후부터는 전세 아파트의 질적 저하 속도는 완만해진 모습이다. 이러한 현상은 청약에 나선 수요자들이 전세 시장에서 이탈하고 서울에 2017년~2019년 연평균 3만2000가구 이상이 입주한 것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4억원 이하의 중저가 전세 아파트는 강남3구와 한강변 주변에서 줄어들지만 노원·도봉·강북과 금천·관악·구로 등의 경기도 인접 지역에서 비교적 활발히 거래가 이뤄졌다. 다만 이들 지역도 4억원 이하 전세거래비중이 다른 지역에 상대적으로 많을 뿐 거래량 자체는 감소하고 있다.

직방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임차인들이 실제 거주할 수 있도록 임대물량 유통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유통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절대적 물량 공급과 함께 가구구성원 등 수요자 특성에 부합한 주거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