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스테이지] 어른들 향한 작은 소녀의 한 방!..한국 상룩한 뮤지컬'마틸다'

이슬기 기자 승인 2018.10.21 08:00 의견 0
뮤지컬 '마틸다' 공연 장면(사진=신시컴퍼니)

[한국정경신문=이슬기 기자] 무대를 누비는 작은 걸음 걸음에 감동이 켜켜이 쌓인다.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상황임에도 기가 죽지 않는 당당함에 절로 웃음을 짓게 되기도 한다. 눈빛 만으로도 물건을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주인공. 관객의 아음도 이리저리 흔드는 능력이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되는 시간. 뮤지컬 '마틸다'가 한국에 상륙했다.

'마틸다'는 5살 어린 나이에 어른들도 어려워 하는 책을 독파하고 암산도 척척해내는 천재 소녀의 이야기다. 그는 강압적인 교장 트런치불이 있는 학교에 들어간 후 자신의 재능과 가치를 알아보는 선생님 미스 허니를 만난다. 사회와 단체, 혹은 권력의 우위에 따른 부조리 속에서 소녀는 언제나 정의를 잃지 않고 나아간다. 

아이들의 이야기가 극 중심에 서 있는 만큼 아역 배우들의 역량이 중요한 무대다. 마틸다 역은 키가 130cm가 넘으면 안되는 조건과 함께 연기력, 암기력, 발성, 가창 등 다양한 능력을 요구한다. 이번 공연에는 약 500명의 아역이 지원한 오디션에서 최종 4명의 배우(황예영, 안소명, 이지나, 설가은)가 뽑혔다.  '빌리 엘리어트'로 큰 감동을 선사했던 제작사 신시컴퍼니가 작품을 맡는다.

아역들의 연기는 '마틸다'와 만나 큰 시너지를 발휘한다. 아이들은 쉴 새 없이 긍정적인 에너지를 뿜어낸다. 자신이 정의라고 생각하는 지점에 대해서는 물러섬이 없다. 자신을 드러내는 것에도 거리낌이 없고 솔직당당하다.씩씩하고 또 뜨거운 용기가 가득 찬 무대다.  

어른들에게는 과거의 나를 만나고 오늘의 나를 바라볼 기회를 주기도 한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는 말이 어울린다. 아동 학대 등의 문제를 가감없이 지적하는 무대. 나아가 사회의 틀 안에서 안일하고 또 나태한 삶을 사는 어른들에게 통쾌한 한 방을 날린다.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다. 아역 배우들의 무대이기에 안정적으로 자리잡지 못한 전달력이다. 비교적 또렷한 발성으로 가사 하나하나를 짚으며 노래하지만 성인 배우들의 것에 비하면 설익은 느낌을 준다. 물론 투박하지만 올곧은 마틸다 캐릭터와 만나 나름의 매력을 더하기도 한다.

신선한 연출 또한 새로운 대극장 작품에 거는 관객들의 기대를 충분히 소화한다. 화려한 조명과 환상적인 느낌이 가득 한 무대가 관객을 맞이한다. 과장된 캐릭터도 극의 키치적인 매력의 높인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가르고 하늘을 나는 그네 장면은 빼놓을 수 없는 명장면이다.

'마틸다'는 아동 문학가 로알드 달의 작품이다. 동명 영화로도 제작되 큰 사랑을 받았다. 뮤지컬로는 지난 2010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을 올렸다. 이번 공연은 전세계를 사로잡은 뮤지컬의 한국 상륙으로 기대를 높였다. 물론 비영어권 최초 공연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오는 2019년 2월 10일까지 서울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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