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끝장내자"..안희정 '무죄' "휘발류 뿌렸다"

김태혁 기자 승인 2018.08.20 10:25 의견 0
.
안희정(53) 전 충남지사의 무죄 선고가 '여성 시위'에 구심점이 되고 있다.(사진=KBS)

[한국정경신문=김태혁 기자] 안희정(53) 전 충남지사의 무죄 선고가 '여성 시위'에 구심점이 되고 있다.

'홍대 미대 몰카 사건'의 범인인 여성 모델이 초범에도 불구하고 징역 10개월 실형을 받은 반면 '미투'(Me too) 폭로로 법정에 선 안 전 지사에게는 무죄가 내려지면서 페미니즘 운동이 더욱 폭발적이며 급진적인 모습으로 진행되고 있다. 

여성단체들은 지난 주말 거리를 뒤흔들었다.

지난 18일 오후 5시‘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 주최로 서울역사박물관 앞에서 열린‘성차별ㆍ성폭력 5차 끝장집회'는 2만여명이 참여했다. 지난 5월 17일 진행된 4차 집회에 2,000여명이 참석했고 이전 집회 참가자가1,000~1,500여명 수준이었던 걸 감안하면 10배에 달하는 수치다.

더욱이 주목할 사실은 성차별ㆍ성폭력 반대집회임에도 불구하고 그간 집회ㆍ시위에 무관심했던 시민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에서 남녀를 불문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점이다. 기존의 여성 시위에서 좀처럼 볼 수 없던 집회ㆍ시위 양상이다.

올 초부터 우리 사회 곳곳에서 본격화한 미투 대열의 최전선에 선 김지은(33)씨가 안 전 지사와의 법적 다툼에서 일정 부분 패했다는 사실은 페미니즘 진영에 분명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이날 집회에서 김지은씨는 참가자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김씨는 “너무 힘들어서, 죽어야 제대로 된 미투로 인정받을 수 있다면 지금 당장 죽어야 할까 하는 생각도 했다”며 “법원의 질문에 일관되게 답했고 많은 증거를 제출했는데, 그런 제 목소리를 제대로 들으셨습니까”라고

재판부를 향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왜 안희정에게는 미안하다면서 그리 여러 차례나 농락했는지, 왜 페이스북에 합의에 의한 관계가 아니었다고 썼는지, 왜 휴대폰을 파기했는지 묻지 않는가”라고 편파적 판결에 의구심을 보이기도 했다.

김지은씨 편지대독 이외에도 이날 집회에서는 권김현영 여성주의 연구활동가, 한국여성의전화 고미경 상임대표, 최영미 시인의 발언이 이뤄졌다.

한편 대부분의 여성단체들은 이번주 주말에에도 대규모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