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NH투자증권 내부통제·관리 ‘구멍’..임직원, 9년간 고객돈 153차례 횡

정창규 기자 승인 2018.08.16 17:12 의견 2
지난 3월 23일 취임한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사진=NH투자증권)

[한국정경신문=정창규 기자] NH투자증권(정영채 대표이사) 직원이 고객돈을 9년간 153차례 횡령한 혐의로 실형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NH투자증권의 허술한 내부 통제·관리 시스템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 영업부장 A씨는 2009년부터 2017년말까지 153차례에 걸쳐 고객돈을 횡령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 받았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지난달 31일 항소했다.

이 회사의 횡령사고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년전에는 고객 돈을 임의로 굴리며 수억원대 손실을 내고 잠적한 직원도 있었다.

당시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모 지점 영업담당 부부장 B씨는 자신의 비리 의혹이 수면위로 드러나자 종적을 감췄다. 그는 2002년부터 2015년까지 고객이 보관해둔 증권카드를 이용해 21명의 고객돈을 31계좌에서 57억원을 가족, 친인척 명의 계좌로 빼돌렸다.

NH투자증권 역시 수년간 이뤄진 B씨의 불법 행위를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또 사건이후 수개월동안 피해 고객에 대한 보상 책임, 내부 감사 강화 등 후속 대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고객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015년 1월 NH농협금융지주가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해 NH농협증권과 합병시키면서 만들어진 회사다.

최근 크고 작은 금융 사고가 잇달아 터지자 지난 5월 취임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NH투자증권에 직원 30~40명을 파견해 강도 높은 종합검사를 실시한 바 있다. 이어 금감원 종합검사와는 별개로 국세청의 정기 세무조사도 함께 받았다.

일각에서는 NH투자증권 허술한 내부 시스템에 큰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NH투자증권는 임직원의 고객 돈 횡령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내부 통제 시스템을 개선하고 금융 당국 역시 대대적인 검사와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어 지금까지도 근절되지 않고 있다"며 "무엇보다 관리 책임에 대한 엄중한 문책이 없는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다는 점에서 제재 수위를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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