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스테이지] '괴물' 다운 완성도! 창작의 힘 증명하는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이슬기 기자 승인 2018.07.18 14:26 의견 0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공연 사진(자료=이슬기 기자)

[한국정경신문=이슬기 기자] 괴물 뮤지컬이라 불리는 ‘프랑켄슈타인’이 돌아왔다. 매 공연 역대급 흥행 기록을 세우며 관객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더 이상 수정이 필요 없다”는 배우 박은태의 말처럼 높은 완성도로 찾아왔다. 탄탄한 스토리에 화려한 무대, 강렬한 노래까지. 3박자가 안정적인 조화를 이룬 뮤지컬로 발돋움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개막한 ‘프랑켄슈타인’은 변함없는 열기로 관객의 마음을 훔치고 있다. 객석은 생명 창조의 연구를 하던 빅터 프랑켄슈타인 대위와 그의 연구를 위해 희생하나 끝내 괴물이 되는 친구 앙리의 이야기에 푹 빠져든 모습이다. 객석은 팽팽한 긴장감 속에 적막이 내려앉은 모습을 보이다가도 커튼콜에는 우레와 같은 박수로 공연에 화답한다.

큰 변화가 도드라지진 않는다. 이미 성공을 거둔 만큼 기존 공연의 강점을 살린 그림이다. 방대한 서사를 담고 있지만 빠른 전개와 무대 전환은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강렬한 넘버에 어울리는 배우들의 시원한 가창도 몰입을 돕는다. 배우들이 1인 2역을 소화하는 구성 또한 극의 깊이를 더하고 즐거움을 끌어올리는 포인트다.

배우들은 한층 깊어진 연기로 디테일한 변화를 느끼게 한다. 초연을 이끌었던 류정한은 변함없는 내공과 존재감으로 무대를 가득 채운다. 초연부터 삼연까지 꾸준히 무대를 지켜오고 있는 박은태도 앙리와 괴물 그 자체가 되어 극을 이끈다. 이번 공연에 새롭게 합류한 민우혁과 카이는 자신만의 색으로 캐릭터를 그려 또 다른 ‘프랑켄슈타인’을 만날 수 있게 한다.

여성 주연 캐릭터의 비중과 무게감에는 작은 아쉬움이 남는다. 주어진 시간 속에 빅터와 앙리의 서사를 모두 녹여내야 하는 점에서 선택과 집중이 이뤄진 인상이다. 주연으로 이름을 올린 만큼 설득력 있고 입체적인 캐릭터의 변화를 기대해본다. 재연에서 삭제됐던 줄리아의 넘버를 다시 살린 선택은 반갑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공연 사진(자료=이슬기 기자)

‘프랑켄슈타인’은 지난 1818년 출간된 ‘메리 셸리’의 소설을 원작으로 신이 되려 했던 인간과 인간을 동경했던 피조물의 이야기를 담는다. 인간의 이기심과 생명의 본질을 재고케 한다. 과학 기술의 발전에 발맞춰 다양한 윤리 문제를 대면하고 있는 오늘날을 비춰볼 시간이기도 하다. 

극은 지난 2014년 초연했다. 초연 당시 '제8회 더 뮤지컬 어워즈' 올해의 뮤지컬과 올해의 창작 뮤지컬에 동시 선정되며 총 9개의 부문을 휩쓸었다. 2015년 재연도 개막 10주 만에 100억 원의 매출액을 돌파하며 이례적인 흥행을 기록했다. 

한국 창작 뮤지컬 최초로 일본의 제작사 토호 프로덕션과 라이언스 계약을 체결한 점도 돋보인다. 지난 2017년 일본 현지 공연은 연일 매진을 기록하며 높은 성과를 거뒀다. 앙리 역의 한지상은 “해외로 수출되는 작품에 세 번째로 참여하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창작 뮤지컬의 신화가 되어가고 있는 ‘프랑켄슈타인’의 행보를 기대해본다. 오는 8월 26일까지 서울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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