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 북-미 센토사 만남 후 한 달...비핵화 노정 이상징후(?)

강재규 선임기자 승인 2018.07.11 15:25 의견 0

한 달 전 '세기의 담판' 당시 미 트럼프 대통령과 북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진=리얼미터)


[한국정경신문=강재규 기자] 오는 12일이면 세계의 눈과 귀가 쏠렸던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지 꼭 한 달째 되는 날이다.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열렸던 이 세기의 핵담판은 그후 어디까지 진전되고, 향후 전망은 어떨까?

당시만해도 최종 협상발표문의 불완전성을 두고 논란이 일었던 것은 사실이나 당장에 한반도 냉전쳊가 해체되고 평화의 시대를 맞는 듯 기대감을 불어넣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북한이 정책 중심을 핵-경제 병진에서 경제개발로 바꾸고, 핵과 체제보장을 맞바꾸는 방안을 추진하며 근본적인 변화를 모색하는 것이란 해석 속에 큰 기대감을 가졌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 측 폼페이오 장관의 대북특사 방문 결과를 두고 북미 양측 매체들이 쏟아놓는 보도 등을 볼 때 적잖은 '파열음'까지 추론되는 실정이고 보면, 향후 북한 비핵화까지 여정은 결코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어 보인다.

한반도 냉전체제 70년을 허문다는 것이 그리 쉬운일만은 아니라는 전제를 수용한다고 해도 당시 트럼프-김정은 간의 이른바 '세기의 악수' 당시와는 사뭇 다른 모양새다.

김정은 위원장의 "우린 모든 것을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습니다"에 화답해 트럼프 대통령의 "우리는 훌륭한 회담을 할 것이고 대단한 성공이 될 것입니다"라는 워딩이 시쳇말로 아직 잉크도 마르지 않은 상태임에도 녹록치않은 양측 분위기가 충분히 감지된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양 측 회담을 주선했듯, 다시금 비핵화 프로그램 진전을 위한 중재와 주선에 나서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내놓는다.

현재까지 이뤄진 것은 북한의 미군 유해송환 작업과 한미측의 프리덤 가디언 군사훈련 유예 결정 정도.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폼메이오 장관의 '빈손' 귀국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을 위한 작은 선물을 갖고 있다"며 애둘러 선심공세에 나서는 모양새이기도 하지만 왠지 삐걱거리는 모양새가 아닐 수 없다.

비핵화 협의가 속도감 있게 진전될 것이란 국제사회의 기대와는 달리 북미는 다시 서로의 샅바를 잡고 밀당을 계속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방북 후 "북한에 대한 우리의 요구가 강도 같은 것이라면 전 세계가 강도일 것"이라며 북한의 태도에 대해 못마땅해한 바 있다.

이에 앞서 북측은 지난 7일 발표된 외무성 담화를 통해 강도높게 미국측의 태도를 비난한 바 있다.

즉,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은 양국 고위급 회담 내용에 대해 "(미국이) CVID요 신고요 검증이요, 하면서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을 들고 나왔다"고 주장했다.

담화에서는 또 "이런 문제들은 과거 이전 행정부들이 고집하다가 대화 과정을 다 말아먹고 불신과 전쟁위험만을 증폭시킨 암적 존재"이며, "미국은 저들의 강도적 심리가 반영된 요구조건들까지도 우리(북한)가 인내심으로부터 받아들이리라고 여길 정도로 근본적으로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완전 찬물을 끼얹는 태도로도 읽혀지는 대목이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진정성과 함께 협상카드로서의 담화를 두고 논란이 이는 것은 당연하다.

이에 따라 ‘중국 책임론’과 함께 한반도 주변 강대국의 알력 싸움이 한반도 정세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가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여기에다 최악의 변수는, 최근 미국이 중국에 대해 수백억달러에 이르는 관세부과 등 미중 무역전쟁이다. 중국의 태도 여하에 따라서는 북한의 비핵화 등 일련의 태도를 '조종'하는 것이 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현재로서는, 상호신뢰의 화두를 떼었던 트럼프-김정은 두 정상이 대화의 끈을 쉽게 놓지 않을 것이란 기대와, 북미 이견의 돌파구를 찾기가 어려울 것이란 불안감이 동시에 공존하는 혼돈의 정국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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