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포피아·낙하산 논란 피했다..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 '깜짝 발탁'

정창규 기자 승인 2018.06.25 12:14 의견 0
포스코 회장 내정자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사진=포스코)

[한국정경신문=정창규 기자] 차기 포스코 회장에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이 최종 후보로 깜짝 발탁됐다. 비엔지니어 비서울대 출신으로는 처음이다.

1957년생인 최 내정자는 동래고와 부산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3년 포스코에 입사한 뒤, 재무관리, 감사분야 등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인다. 이후 정도경영실장, 포스코건설 경영전략실장, 포스코대우 기획재무본부장 등 철강 이외의 분야에서 많은 경력을 쌓은 비엔지니어 출신 경영자다.

지난 20년간 포스코 회장 가운데 서울대 출신이 아닌 인물은 없었다. 특히 최 내정자가 회장에 오르면 창립 후 첫 비엔지니어 출신 CEO가 된다.

앞서 1998년 외부 출신인 김만제 전 회장 퇴임 이후 포스코는 유상부·이구택·정준양·권오준 회장에 이르기까지 모두 서울대 공대 출신 CEO가 독점해왔다.

이들은 'S대 마피아'로 불리며 경영권을 대물림해 비판을 받아왔다. 또 비엔지니어로 출신으로 포피아(포스코 마피아) 논란에서도 어느 정도 빗겨갈 수 있게 됐다.

최 내정자는 내달 27일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포스코 회장으로 최종 선임된다. 포스코건설·포스코대우·포스코켐텍 등 주요 핵심계열사에 근무하면서 그룹 전체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어 전체 그룹 경쟁력과 시너지 창출에 가장 적격이라는 평가를 안팎으로 받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권오준 라인 선출을 위한 포석’이라는 질타도 받고 있다. 실제 최 내정자는 권오준 회장 재임 기간 포스코의 컨트롤타워인 가치경영센터장으로 근무하며 구조조정을 주도했던 경험이 있다. 또 감사실 기능을 하는 회장 직속 정도경영실장도 맡아 그룹 내부 사정에도 밝다. 

앞서 포스코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는 시민단체와 정치권으로부터 ‘깜깜이 선출’, ‘밀실 인선’이라는 질타를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로 CEO 면접대상자 5명(김영상 포스코대우 대표이사 사장, 김진일 전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 오인환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 장인화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 최정우 포스코켐텍 대표이사 사장) 등을 돌연 공개했지만 오히려 논란만 계속됐다. 5명 모두 내부 출신의 포스코 전ㆍ현직 임원이라는 점에서였다.

정치권도 내부에서도 절차적 투명성이 결여됐다는 지적과 무수한 논란들이 흘러 나왔다.

이번 회장 내정은 주말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모두의 예상을 비껴갔다. 이번 포스코 회장 선임 과정은 정치적 외풍으로 시끄러웠던 역대 회장 인선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포스코 사외이사 7명으로 구성된 CEO후보추천위원회는 이런 논란을 의식해 예상보다 빠른 지난 23일 최 내정자를 차기 회장 후보로 확정해 발표했다. 불필요한 억측과 논란을 줄이려는 고육책으로 해석된다.  

최 내정자는 24일 "포스코 회장 후보로 선정돼 영광스러우면서도 어깨가 무겁다"며 "선배들의 위대한 업적에 누가 되지 않게 임직원들과 힘을 합쳐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를 선도해 나가는 기업으로 만들어가고 싶다"고 첫 소감을 밝혔다. 조만간 구체적인 경영 계획도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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