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 여당 압승-야당 참패 '예고된 참사'...후폭풍 밀려올까

강재규 선임기자 승인 2018.06.13 19:14 의견 0
6.13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SNS)


[한국정경신문=강재규 기자] 13일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예측출구조사 결과 여당 압승, 야당 참패로 귀결되면서 야권발 정계개편을 포함한 거대한 후폭풍이 잇따르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방송3사 지방선거결과 예측조사에 따르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마저 '보수의 성지'라 할 대구 경북(TK)지역만을 제외한 전국에서 광역단체장을 신(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넘겨주고 말았다.

여기에다 '미니총선'으로 불릴 만큼 12곳에서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마저 1곳에서만 우세한 채 나머지 10~11곳에서 민주당이 우세하거나 경합을 면치 못하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는 집권 1년을 넘긴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압도적인 지지율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란 분석이다.

현재 민주당 의석은 118석. 이번 선거결과로 10~11석이 보태질 경우, 130석에 육박하게 된다.

■ 정부여당에 대한 견제 심리 자극 결국 실패

4·27 남북정상회담과 6·12 북미정상회담으로 인한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이어가고, 소득주도성장 등 경제정책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집권여당에 대한 압도적인 지지가 절대적이라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비해 야권에서는 정부여당에 대한 견제 심리를 자극하고자 했으나 결국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더욱이 여권에 대한 고공지지율 속에서도 야당끼리의 이전투구, 분열상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이 야당에 도리어 회초리를 들었거나 아예 등을 돌린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가능하다.

자유한국당의 경우 '나라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를 슬로건으로 정했고, '경제를 통째로 포기하시겠습니까? 경제는 자유한국당입니다'를 추가로 내놓으며 정부에 대한 대대적인 공세를 폈음에도 한계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는 홍 대표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3일 오후 6시 방송3사 출구예측조사 결과가 나오자 침통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당을 떠나고 있다. (사진=강재규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후 6시 추미애 대표를 비롯한 선대위 관계자 및 당직자등을 중심으로 국회 의원회관 대강당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발표를 지켜보며 여당 압승이 예측되자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당초 전반적인 압승이 예상됐지만 만에 하나 곳곳의 격전지에서 판세변화가 감지되기도 했던 터라 마음을 놓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자유한국당은 출구조사 초반부터 침통하고 당혹스런 분위기 그대로였다. 야권 지도부는 표면상으로는 "참담한 결과에 대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는 소감이 주류이지만 내홍은 적지않을 전망이다.

■ '낙동강벨트' 포함 수도권 중부권 등 전패

13일간의 항쟁 결과는 보수의 성지, 대구 경북 단체장을 겨우 지켜낸 것이 전부였다.

반면에, 부산 울산 경남 '낙동강벨트' 를 내주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과거'대(對) '미래' 프레임을 일찌기부터 설정하며 관심을 모았던 경남도지사 선거전을 비롯해 부산 울산 경남도지사 선거전의 결과에 전국 유권자들의 관심이 집중됐었다.

여깅다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3곳 단체장과, 대전 충남북 세종 등 중부권 4개 광역단체장도 민주당의 압승으로 귀결될 공산이 크다.

이재명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에 대한 도덕론으로 화력을 집중했음에도 유권자들의 푷심을 얻는데 실패, 당분간 멘붕상태에서 벗어나기는 쉽지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번 지방선거의 성적표가 적나라하게 나오면서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과 경제정책 등 국정운영에 힘이 실리는 동시에, 야당들에게는 적지않은 내홍으로 이어지거나 더 나아가 야권발 정계개편도 예상할 수 있다.

여당은 또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또한 총 12곳 가운데 9~10 곳 이상 의석을 획득, 여전히 과반의석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20대 국회의 후반기 주도권을 쥐는데 상당한 추동력을 얻을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한편, 당초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17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영남권을 포함한 최대 14곳에서 승리를 바라봤고, 한국당은 6곳 이상에서 이길 수 있다고 자신했었다. 홍준표 대표는 이 6곳 획득에 실패한다면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야권에서는 한국당 홍 대표 외에도, 남경필 전 경기지사, 이번 선거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던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 초라한 성적표마저 건져내지 못한 민주평화당 박지원 전 대표 등 야권 지도자들에 대한 퇴진론이 책임론과 함께 불붙을 공산도 없지 않은 실정이다.

■ '돌아온 올드보이' 김문수·김태호·이인제 운명은?

이른바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인재영입 고육지책으로 내세운 '돌아온 올드보이' 3총사, 곧 김문수·김태호·이인제 후보들에 대한 공천은 실패로 끝났다.

한국당은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역단체장 후보 전략공천지로 서울과 경남, 충남을 선정, 인재영입에 심혈을 기울인 끝에 김문수, 김태호, 이인제 후보를 각각 내세운 바 있다.

이들은 각각 경륜과 경험을 앞세워 문재인 정부의 아마추어적 국정 운영을 비판하고 바로잡겠다는 취지로 당 안팎의 요청을 받았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한국당은 '올드보이 차출'에 따른 비판을 받기도 했다.

특히 경남 김태호 후보는 상대 김경수 후보의 드루킹 연루의혹사건에도 불구하고, 충남 이인제 후보는 직전 도지사인 안희정 전 지사의 미투 낙마에 따른 도민들의 민심이반이라고 하는 프리미엄을 떠먹지도 못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받는다.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김문수 후보는 선거기간 내내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와의 후보단일화 논의 과정에서도 코너에 몰린 바 있어 단일화 책임론에서도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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